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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 자동차 美관세 우리보다 10%p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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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09. 17. 00:00

16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
미국이 16일(현지시간)부터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15%로 인하한다고 연방 관보를 통해 밝혔다. 반면 한국산 자동차에는 여전히 25% 관세가 적용돼 한국 자동차 업계가 미국 시장에서 일본보다 10%포인트(p)의 관세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됐다. 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 약화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관세 협상을 타결하고 대미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대신 한국은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이에 대한 '디테일(세부 이행 방안)'을 놓고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투자 대상을 자국이 직접 정하고 대출·보증 방식이 아닌 직접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지분 투자 최소화와 보증 방식을 염두에 둔 우리 입장과 큰 차이가 있다. 이에 더해 먼저 합의한 일본처럼 투자 이익은 원리금 변제 전에는 양국이 절반씩, 변제 후에는 미국이 90%를 갖는 이른바 '백지수표'식 조건으로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우리의 외환보유액(4163억 달러)은 일본(1조3044억 달러) 3분의 1 정도여서 미국이 요구한 투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미국의 관세 영향으로 지난달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이 작년 동월 대비 15.2%나 감소했다.

대미 자동차 수출은 미국이 지난 4월 모든 수입차에 25% 품목 관세를 부과하면서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보다 10%p 높은 관세를 부담하게 되면 미국 시장에서 한일 간 자동차 가격 역전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근 미국을 다녀온 데 이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미국을 방문해 합의점을 모색하고 있다. 여 본부장은 "국익에 최대한 부합하게 합리적인 협상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우리도 최대한 빨리 (15%로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국의 입장 차가 너무 커 협상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최근 "유연성은 더는 없다"고까지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경제와 민생 문제 다음으로 한미 관세 협상에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16일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우리) 기업이 돈을 벌어 야지 미국에 돈 퍼주러 갈 수는 없지 않나. 시한에 쫓겨서 기업들이 크게 손해 볼 수 있는 일을 대통령이 사인할 수는 없다"고 이 대통령의 뜻을 전했다. 협상을 서두르겠지만 그렇다고 국익과 기업 이익에 반하는 식으로 타결하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정부는 관세 합의를 서두르되 뒷말을 남기지 않는 완성도 높은 방향으로 타결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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