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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미군, 사상 첫 한국산 고등훈련기 도입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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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5. 09. 18. 17:41

석 방사청장, 한·미 관계 70년 넘어 ‘세대 3.5’ 협력으로
TF-50N, 한국 방산 역사... 전례 없는 ‘게임 체인저’ 될 전망
고등훈련기 220대 대규모 입찰…KAI·록히드 한미방산연합 ‘10조원 사업’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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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록히드마틴의 컨소시엄이 개발한 TF-50N 해군 함재기용 고등훈련기, 사진=록히드마틴 제공
한국방위사업청(이하 DAPA)의 석종건 청장을 비롯하여, 록히드마틴코리아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주요 임원들이 지난 15일 미국 현지로 총출동한 가운데, 미국 국방성(US,DOD)이 사상 처음으로 한국산 군용기를 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CSIS-방위사업청(DAPA) 컨퍼런스에서 석종건 DAPA 청장은 미 방산 전문가들과의 접촉을 통해 TF-50N의 매력을 강조했다.

컨퍼런스는 '한미 방산 협력 확대'를 주제로, 세션에서 DAPA와 CSIS가 공동 주최한 가운데 200여 명의 전문가가 참석했다.

석 청장은 지난해 6월 27일에도 워싱턴DC의 CSIS-DAPA 2024 컨퍼런스에서 전통적인 "3세대(Generation 3) 협력"을 넘어 "3.5세대 협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기존의 3세대 협력은 공동개발, 공동생산, 공동시장 진출을 의미하며, 3.5세대는 여기에 공동 운용 및 유지관리(sustainment)까지 포함하는 협력 모델 제시했다.

현지의 미방산 전문가들은 "TF-50N의 성능과 실전 운용 경험이 보잉의 불안정성을 압도한다"며 "록히드-KAI 팀이 'frontrunner', 즉 선두주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현지 미항공산업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에 따르면, 보잉의 파업 지속 시 KAI 컨소시엄의 채택 확률이 65%로 상승하며, 이는 T-7B의 지연 요인(테스트 확대 필요)을 반영한 것이다.

미국 해군의 차세대 고등훈련기(Undergraduate Jet Training System·UJTS) 도입 사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록히드마틴의 컨소시엄이 TF-50N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에 나섰다.

미해군이 지난 30여년간 운영해오던 노후 맥도널더글라스의 T-45 고샤크(Goshawk) 고등훈련기를 대체할 220기 규모의 이 사업은 총 10조원에 달하는 거대 프로젝트로, 12월 공식 입찰이 시작되면 한국 방산 역사상 초유의 '빅딜'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의 미군용기산업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보잉의 개발 지연과 파업 사태가 KAI 팀의 유리한 고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미국 국방부(DOD)는 최근 요청 제안서(RFP) 발행을 앞두고 여러 업체의 제안을 검토 중이다.

KAI와 록히드마틴은 T-50 골든이글의 파생형인 TF-50N을 미 해군 맞춤형으로 제안했다.

이 기종은 5세대 시스템을 탑재한 고성능 훈련기로, 이미 한국 공군을 비롯해 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이라크 등에서 200여 대가 운용되며 입증된 신뢰성을 자랑한다.

록히드마틴은 "TF-50N이 미 해군의 항공 훈련 요구를 완벽히 충족할 저위험·확장 가능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록히드마틴사는 TF-50N의 운용 경험과 비용 효율성은 경쟁 모델 대비 20% 이상 우위에 있으며, 145~220대 공급 계약을 목표로 한 전략이 현실적이라고 분석 결과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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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해군 마크를 부착한 TF-50N 해군 함재기용 고등훈련기, 사진=록히드마틴 제공
이번 사업의 배경은 미 해군의 급박한 훈련기 교체 수요다.

T-45는 1980년대 도입된 노후 기종으로, 부식과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해 조기 퇴역이 불가피하다.

UJTS는 2027년 1월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며, RFP는 12월 중순 발행될 예정이다.

총 사업 규모는 약 40억 달러(10조원)로 추산되며, 이는 단순한 항공기 도입을 넘어 미군 시뮬레이터·교육 시스템 통합까지 포함한다.

KAI는 록히드마틴과의 장기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미국 내 생산 라인 참여를 제안, 기술 이전과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경쟁 구도는 치열하다.

주요 라이벌은 보잉-사브의 T-7B 레드호크와 텍스트론-레오나르도의 M-346N이다.

그러나 보잉은 최근 심각한 차질을 겪고 있다.

T-7A 프로그램은 이미 2025년 예산에서 주문량이 14기에서 7기로 줄었고, 생산 결정이 2026년으로 연기됐다.

게다가 보잉 노동조합의 장기 파업(9월 12일 이후 지속)이 생산 라인을 마비시켰으며, 개발 난항으로 시험 평가가 지연되고 있다.

미국 언론은 "보잉의 신뢰 상실이 UJTS 경쟁에서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M-346N은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의 검증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지만, 미 해군의 항모 착륙 요구사항 변화(2025 RFI 수정)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형 개량이 늦어지고 있다.

만약 TF-50N이 미 해군에 채택된다면, 그 파급력은 '빅뱅'급이다.

미국이 한국산 무기를 정식 도입하는 첫 사례로, T-50 계열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될 전망이다.

이미 폴란드·이집트·인도네시아 등 10여 개국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추가 수출 500대 이상이 예상된다.

KAI의 매출은 5년 내 20% 증가할 것으로 국내 여의도 증권사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는 한미 동맹 강화와 K-방산의 위상 제고로 이어질 국가 전략적 기회다.

다만 변수도 산재한다.

보잉은 미국 내 정치 로비력(의회 영향력)이 강력하며, M-346N은 유럽 연계 효과를 노린다.

그러나 보잉의 품질 문제와 파업은 단기 해결이 어렵다.

석 청장은 컨퍼런스 후 "이 사업은 기업 차원을 넘어 한미 안보 협력의 상징"이라며 정부 지원 의지를 밝혔다.

방산 전문가들은 "12월 RFP가 분수령"이라며 "성사 시 K-방산의 전례 없는 이정표"라고 전망했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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