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유화 기조에 '핀셋 인사' 시각
전문가 "정보 수집·실무 공백 우려"
![]() |
/연합 |
24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원은 최근 1급 간부 인사 개편 과정에서 5명 안팎의 2차장 산하 1급 직원을 모두 교체했다. 국정원 2차장실은 북한에 대한 정보 수집과 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곳이다. 1급은 실·국장으로 실무를 지휘하고 조직을 이끄는 중추 역할을 한다.
앞서 국정원은 이종석 원장 취임 후 첫인사를 단행하며 전 정부 1급 인원 일부를 유임시키기로 결정했다. 문재인, 윤석열 정부가 출범 후 전 정부 1급을 모두 갈아 치우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행보에 국정원 안팎에서는 정치적 견해가 배제된 '실용주의'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2차장 산하의 기존 1급 대북·대공 실무자들을 모두 정리하며 정권 교체의 영향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윤 정부 시절 국정원은 방첩센터를 신설하는 등 대북·대공 기능을 상당 부분 강화했다. 이와 달리 이 원장 체제에서는 지난 7월 대북 라디오와 TV 방송을 50년 만에 중단하는 등 온건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전 정부 출신 실무자들과 현 지휘부가 대북 정책에서 온도 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북 업무를 전담하는 간부들이 전면 교체되면서 국정원의 대북 정보 수집과 실무 역량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북한 핵심 정보는 휴민트(인적 정보)와 장기간의 공작 활동을 통해 얻어지는 경우가 많아 실무자들의 교체가 대북 정보망의 연속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안보 분야 한 전문가는 "국정원 특성상 외부에서 교체 여파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대북 정보는 경험 축적과 정밀한 인맥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대북·대공 실무진들을 전원 교체한 것이 아쉽다. 국정원은 통일부가 아니다. 간첩 적발 등 국가 안보를 담당하는 기관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를 두고 국정원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 지휘부는 대규모 숙청 등 정치 보복의 악순환을 끊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래서 업무 능력과 전문성 등 '실용주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일부 1급 인원을 유임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