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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축적된 건설기술과 관리역량이 한수원의 글로벌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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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5. 09. 26. 06:00

최일경 한수원 건설사업본부장 인뷰터
NPCMS·AI 기반 관리체계, 건설 신뢰도↑
핵심 기자재 국산화…기술자립 퍼즐 완성
국내 건설사와 협업으로 강점 극대화
국내외 원전·양수발전 글로벌 시장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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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경 한국수력원자력 건설사업본부장이 아시아투데이 인터뷰에서 한수원의 발전소 건설 기술과 관리 역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력원자력은 단순히 원전을 짓는 회사가 아니라 설계, 기자재 조달, 시공, 시운전, 운영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종합 사업자입니다. 이러한 총괄 능력이 한수원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최일경 한수원 건설사업본부장은 25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수원이 지난 수십 년간 축적해 온 발전소 건설 기술과 관리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강조했다. 국내에서 축적한 경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외 원전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이 갖춰졌다는 것이다.

◇방대한 데이터와 안전 관리가 경쟁력
원전 건설은 막대한 비용과 긴 공사 기간이 소요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웨스팅하우스와 아레바 등 글로벌 기업들도 사업 지연과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으며 시장에서 후퇴했다. 한수원이 원전 건설에서 세계적 신뢰를 얻은 배경에는 독자적 관리 시스템이 있다. 바로 건설사업 통합관리 시스템(NPCMS)이다. 설계, 기자재 조달, 시공, 검사, 시운전 전 과정을 디지털화해 모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최 본부장은 "NPCMS는 단순한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라 사업 관리의 두뇌"라며 "문제가 발생하면 즉각 대응할 수 있고, 계획한 준공 시점을 지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안전관리 또한 한수원의 핵심 경쟁력이다. 한수원은 최근 몇 년간 원전 건설 현장에서 중대재해 '제로'라는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최 본부장은 "스마트 조끼, 생체신호 모니터링 헬멧, 위험지역 출입 감지 시스템 등 현장 안전장비가 이미 적용되고 있다"며 "AI 기반 문서 자동화와 데이터 무결성 검증 기술도 확산 중"이라고 설명했다.

새울3,4호기
울산 울주군 서생면 해안가 일대에 건설 중인 새울 3·4호기 건설현장/한국수력원자력
◇기자재 국산화와 시공사 협업의 성과
APR1400의 경쟁력은 높은 기자재 국산화율에서도 확인된다. 한수원은 주요 기자재의 국산화율을 90% 이상 달성했다. 특히 원전의 '심장'으로 불리는 냉각재 펌프(RCP) 등 핵심 기자재를 국내기술로 개발했다.

최 본부장은 "새울 1·2호기까지는 일부 외산 장비가 있었지만, 신한울 1·2호기부터는 핵심기자재를 모두 국산 기술로 설계·제작했다"며 "시공사와 한수원의 총괄 관리 능력이 합쳐져 강력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새울 3·4호기와 신한울 3·4호기, 그리고 영동양수발전소 건설 과정에서는 각 시공사의 강점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국내 건설사들의 경우 APR1400 노형 건설 경험이 풍부하고, 그 동안 축적된 경험을 통해 국제 안전 규제 대응 능력을 입증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안전관리 솔루션을 적극 도입해 품질과 안전을 동시에 강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경쟁력 제고에도 일조하고 있다.

양수발전소 건설 분야에서는 DL이앤씨가 대표적이다. 국내 최다 실적을 자랑하는 DL이엔씨는 과거 산청, 무주, 양양 등 주요 양수발전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지하 공동 굴착과 대형 수리구조물 시공 기술을 축적해 왔다. 특히 대형 공동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굴착·보강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건설 디지털 전환(DX) 전략에 따라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공정관리와 디지털 트윈 기술을 대형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있으며, 영동 양수발전소에도 이러한 첨단 기술이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한수원의 도전은 국내에 머물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새울 1·2호기, 신한울 1·2호기 등이 준공되며 안정적 운영이 이어지고 있고, 해외에서는 UAE 바라카 원전에 이어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양수발전소 역시 글로벌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로 5개 신규 양수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특히 영동 양수발전소의 '가변속 시스템'은 출력 조절 폭이 넓어 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지는 환경에서 더욱 필요성이 강조된다.

최 본부장은 "원전 건설은 단순한 시설 시공이 아니라 국가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사업"이라며 "AI와 디지털 기반 관리체계, 국산 기술력을 토대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신뢰받는 한수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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