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읽는 설명서…삼성전자, 시각장애인 전용 가전 매뉴얼 출시

15일 '흰지팡이의 날' 맞아 매뉴얼 공개
화면 읽기 기능·음성 안내 지원
한국어 시작으로 20개 언어 지원 확대

삼성전자가 15일 '흰지팡이의 날'을 맞아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를 위한 AI 가전 매뉴얼 '모두를 위한 사용법'을 공개했다./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시각장애인의 가전 제품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맞춤형 매뉴얼을 선보였다.

15일 삼성전자는 '흰지팡이의 날'을 맞아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를 위한 AI 가전 전용 매뉴얼 '모두를 위한 사용법'을 공개했다. 흰지팡이의 날은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WBU)가 1980년 제정한 기념일로, 시각장애인의 권리 보호와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삼성전자는 시각장애인이 기존 매뉴얼로 제품 사용에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에 선정된 시각보조앱 개발 스타트업 투아트(TUAT)와 협력해 이번 매뉴얼을 개발했다. 매뉴얼은 삼성닷컴과 AI 기반 시각보조 앱 '설리번 플러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두를 위한 사용법'은 화면 읽기 기능과 음성 안내를 지원하고, 제품 외관·조작부 위치·음성 제어·접근성 기능 사용법 등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예를 들어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의 먼지필터 청소 안내는 "세탁기 전면부 상단 오른쪽 모서리에 먼지필터 도어가 있습니다"처럼 구체적인 위치를 안내하며, 부품 크기나 형태도 "손바닥보다 조금 큰 사이즈의 문"과 같이 직관적으로 설명한다.

또 음성인식 Q&A 기능, 목차, 자주 묻는 질문(FAQ) 등으로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고 촉각 스티커 부착 위치도 안내해 접근성을 한층 높였다. 삼성전자는 매뉴얼 개발 과정에서 한국접근성평가연구원,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 시각장애인 임직원 자문을 받아 실제 사용 환경을 면밀히 반영했다.

초기 지원 대상 제품은 2024년형과 2025년형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 인피니트 AI 콤보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원바디 세탁기·건조기, 비스포크 AI 세탁기와 비스포크 AI 건조기 등 6종이다. 한국어를 시작으로 향후 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 등 20개 언어로 확대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매뉴얼 외에도 다양한 접근성 기능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사용성을 개선하고 있다. 일부 제품에는 음성 안내 기능을 적용했으며 고대비·흑백·색상 반전·화면 확대 기능도 지원한다. 지난해에는 투아트와 함께 설리번 플러스 앱에 '가전 QR 모드'를 추가해 제품에 부착된 QR 코드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양혜순 삼성전자 DA사업부 부사장은 "모든 사용자가 삼성 제품을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혁신 기술과 사회적 가치를 결합해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