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APEC 현안에 인선 절차 '불투명'
"조직 내 리더십 불안정 장기화에 우려"
|
20일 관련 부처 및 기관 등에 따르면 철도 3사(국가철도공단·한국철도공사·에스알) 기관장이 나란히 사의를 표명했지만, 이후 후속적인 절차가 미진한 상황이다.
우선 8월 경북 청도군 무궁화호 사상 사고로 한문희 전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경우, 국토부가 사표를 제출 하루 만에 수리해 같은 달 말 정정래 부사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다른 두 기관은 사의 표명 직후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 이종국 에스알(SR)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6월 말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미흡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 현재까지 직을 이어가고 있다. 국가철도공단 역시 이성해 이사장이 국무조정실 감찰에 8월 말 사의 의사를 국토부에 전했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리되지 않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철도 3사 수장 모두 불안정한 입지에 놓여있다"며 "특히 아직 사표 수리가 이뤄지지 않은 철도공단과 SR의 경우 언제 기관장이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국토부 장관이 취임하면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 등의 전면적인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내부 인사나 부동산 정책 수립 등의 영향으로 속도가 더뎌진 것이다.
문제는 철도 3사의 리더십 리스크가 올해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코레일을 제외하고 남은 두 곳은 사표 수리부터 인선 절차 전개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국정감사를 비롯해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등 국내외 현안이 이어지고 있어 당장 인선 착수에 돌입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연내 신임 기관장 취임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수장 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특히 코레일과 SR간의 통합 문제와 철도공단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 등 현안이 산적해 있어 리더십 문제의 시급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 통폐합 등 이번 정부에서 주요 과제로 꼽은 안건 중에 철도 인프라와 연관된 내용이 상당수 있다"며 "원활한 정책 수행을 위해서라도 인선 절차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