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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써쓰, 장현국 대표 /사진=김동욱 기자 |
"결국 재미있는 게임은 훌륭한 개발자가 만든다"넥써쓰 장현국 대표는 올해 초 첫 투자처로 덱사 스튜디오를 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이어 "개발 계획이나 빌드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다. 훌륭한 개발팀에 대한 투자는 오래전부터 제 철학이었고 지금까지도 그게 가장 정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게임업계 워렌 버핏이라 불릴만큼 투자의 귀재다. 라이온하트, 시프트업, 메드엔진 등 현재 국내 게임업계에서 이른바 핫한 개발사들의 초기 투자에 참여했다. 이러한 성과를 있게 만든 그의 능력은 인재를 알아보는 혜안에서 비롯됐다.
그는 "빌드를 보여달라고 하지 않는다. 개발자의 경력 그리고 어떤 게임을 만들어왔는지가 전부이기 때문이다"며 "라이온하트에서 개발중이었던 '오딘: 발할라 라이징' 빌드도 보지 않았다. 중요한 건 결국 그 사람이다. 그게 전부다"고 강조했다.
◆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다"
넥써쓰 내부의 인재 철학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일을 잘하려면 그 일을 좋아해야 된다는 철학 아래 면접을 진행할 때도 '뭘 하고 싶냐'라는 질문을 가장 먼저 던진다.
장 대표는 "30년 가까이 게임업계 종사하면서 '훌륭한 사람은 처음부터 훌륭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며 "좋아하는 일을 하며 성장하는 사람, 그게 결국 회사를 키우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인재를 평가하는 데 있어 '성장'의 가치에 초점을 둔다. 지금 게임업계에서 내로라 하는 인물들도 20-30년 전에는 초라했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성과를 내고 끊임없이 성장했기 때문에 지금의 위치에 도달했다는 것.
학력에 대한 생각도 남다르다. 사회생활 10년 했으면 그동안 쌓아온 업무로 얘기할 뿐 경력직의 학력은 무의미하게 생각한다.
다만 "새싹일 때는 성장의 씨앗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의미 있게 관찰한다"며 "지금의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일정 부분 말해주는 게 있다는 점에서 서울대, 카이스트 등 학력에 관심은 있다"고 장 대표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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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써쓰, 장현국 대표 /사진=김동욱 기자 |
◆ 추석에도 두바이로...장현국 대표가 읽어낸 '정해진 미래'
장현국 대표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휴식을 반납하고 두바이를 방문해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이는 "한국이 추석이면 추석 아닌 다른 나라 가서 일해야 한다"는 고 김우중 회장의 경영 철학에 어렸을 때부터 감명받았기 때문이다.
두바이 방문의 가장 큰 성과는 DMCC라는 프리존과의 정식 계약 체결이다. 이를 통해 넥써쓰와 파트너사들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또한 두바이 왕족의 상속자가 세운 에메랄드 스튜디오 관계자들과도 미팅을 가졌다.
장 대표는 "에메랄드 스튜디오와 MMO 공동 개발을 논의했으며 이는 두바이 전체의 산업 경쟁력을 늘려가기 위한 협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 하는 장 대표의 사업 철학은 명쾌하며 투자 철학은 냉정하다. 사업이 가능할 것인지 여부를 따지고 누가, 언제, 어떻게에 대한 고민으로 전략을 짜기 시작한다.
블록체인 게임과 AI 게임에 집중하는 까닭은 '되는 판'은 결국 '정해진 미래'라는 확신 때문이다.
그는 "결국 모든 게임은 자기 토큰과 NFT를 발행하고 온체인에 올라가게 될 것"이라며 "그때 어떤 플랫폼을 쓸지 경쟁이 벌어질 거고 크로스(CROSS)는 그 경쟁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부했다.
◆ 좋은 게임에 더 나은 토크노믹스를 붙인다
최근 출시한 '로한2 글로벌'에 적용된 새로운 토크노믹스 모델에 대해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재밌는 게임에 더 나은 토크노믹스가 붙으면 성공한다"는 그의 철학을 증명하는 시도가 들어갔다.
로한2 글로벌의 가장 큰 시도는 '루비'라는 결제 재화를 토큰화한 점이다. 장 대표는 "토큰 가격에 따라 유저들의 경제 활동도 영향을 받는 거고 심지어 게임 회사 매출도 영향을 받는 '운명 공동체적인 관계' 즉 이멀시브 토크노믹스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인게임 거래소를 온체인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는 게임 내 거래소 자체가 NFT 마켓이 되는 시도로 큰 의미를 가진다.
장 대표는 "오픈 플랫폼은 일단 그 게임의 질을 판단하지 않고 원하면 모두 올려줄 계획"이라며 "양적 확장을 기본으로 하되 로한2 글로벌과 같은 '플래그십' 프로젝트는 별도로 정성을 들여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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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써쓰, 장현국 대표 /사진=김동욱 기자 |
◆ 한국의 일론 머스크? "저는 성장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장 대표는 게임업계 '워렌 버핏' 또는 '한국의 일론 머스크', '블록체인 게임의 선구자' 등으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 "다 너무 과한 표현"이라며 겸손해했다.
장 대표는 "아직은 넥써쓰와 크로쓰가 진행 중이기에 평가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며 "좀 더 지켜봐서 제가 잘하면 진짜 잘하는구나라고 평가해 주시면 되고 못하면 그대로 평가해 주셔도 될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누구나 하는 말이지만 넓게, 길게, 깊게 보는 게 필요하다"며 "인간의 본성은 오늘만 보고 일희일비(一喜一憂)하지만 본성대로만 하면 큰일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가 이런 통찰을 가질 수 있는 배경에는 30년에 가까운 업계 경험이 있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얻은 통시적(通時的) 관점을 강조했다.
장 대표는 "통시적으로 봤을 때 게임 업계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면서 급격한 변화를 거쳐왔다"며 "과거 한국이 '인터넷'이라는 신기술을 받아들여 온라인 게임 강국이 됐고 이후 중국이 '모바일'이라는 기회를 잡아 세계 최대 게임 시장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한국이 중국에 밀린 이유 역시 시기의 문제라는 것. 과거 PC 온라인 게임이 부흥하고 있던 국내에서는 모바일게임을 경시했던 게 사실이다. 과거의 성공이 오히려 미래를 어둡게 만들었기에 장 대표는 다음을 바라보며 AI와 블록체인에 주목하고 있다.
◆ 성장은 곧 성공이다
장현국 대표는 "성공은 곧 성장을 의미하고 개인이 성장해야 회사가 성장하고, 회사가 성장해야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며 "그래서 성공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성장의 시작이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어떻게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누가 저를 기억할 지 모르지만 만약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래, 진짜 원 없이 일했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도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있고 늘 기회가 주어진 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감사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