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청정한 소재 앞세워 우주·항공 핵심 소재 시장 노려
“우크라 전쟁, 미중 패권 싸움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지금이 진입장벽 높은 밸류체인 진입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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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특수합금은 공급망 재편에 속도가 붙은 우주항공·방산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이 시기를 골든타임으로 보고 공급망 진입에 승부수를 던졌다.
20일 경남 창원에 위치한 세아창원특수강 공장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안전복과 헬멧, 장갑 등을 꼼꼼히 착용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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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초내열합금이다. 특수합금 중 극고온에서 견딜 수 있는 제품이다. 특수합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불순물이 없어야 해서 극도의 고청정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전기로에서 용강(녹은 강)을 만들고 여기에 다양한 합금철을 투입해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인 래들로를 거친다. 다음에는 청정성을 더 높이기 위해 용강 내 수소, 질소 등의 유해가스를 진공 상태에서 제거하는 진공정련로를 거치고, 여기에 더해 탄소도 제거한다. 탄소까지 제거하는 과정은 고청정 스테인리스강 생산에 적용한다. 이 과정을 맑은국을 끓이는데 비유하기도 한다. 고춧가루 등을 넣은 국과 달리 국물 자체는 깨끗하지만 깊고 개성 있는 맛을 내는 셈이다.
이 공장은 수직 연주기를 보유 중이다. 용강이 완만한 사선으로 통과하지 않고 수직으로 세워져 있어 용강이 주형 내에서 중력과 같은 방향으로 응고돼 변형 응력 발생이 거의 없다. 즉 고품질의 제품 생산에 유리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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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호 침몰 사고를 떠올려보세요. 만약 이 배가 특수합금인 고청정강으로 건조됐다면 침몰했을까요? 아닐 겁니다."
세아창원특수강 공장에서 들은 타이타닉호 관련 이야기는 특수합금소재 기술로 우주항공 및 방산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세아창원특수강이 제작하는 소재들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례다. 1912년 타이타닉호는 빙산에 부딪히면서 선박에 균열이 생기며 가라앉는다. 그러나 고청정한 강은 충격이나 부식을 막을 수 있다. 고청정한 소재일수록 빙산이 깨지면 깨졌지, 배에 손상이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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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민석 기술연구소장 겸 우주항공사업단장은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패권싸움과 같은 기회가 생겼다"면서 "소재 서플라이 체인에 균열이 생겼고 이런 기회를 잡아 우리 회사가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우주항공산업협회에 따르면 항공기 소재 시장은 지난 2022년 44조원에서 오는 2032년 102조 규모로 13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각국의 국방비 지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방산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소형 위성의 대중화와 민간 기업의 우주 사업 진출이 우주 산업을 구조적 성장 궤도에 올려놓았다. 이러한 시장 확대가 특수합금 소재 수요의 폭발적 증가로 직결된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세아창원특수강 전체 매출에서 우주항공·방산용 특수합금 및 타이타늄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3% 수준이지만, 오는 2030년에는 약 20%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텍사스에 2130억원을 투자해 건설 중인 특수합금 전용 생산법인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가 내년 6월 완공되면 글로벌 거점으로서의 핵심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창원이 R&D 허브 역할을 하고, 미국 법인이 글로벌 거점 역할을 맡는 구상이다.
채민석 소장은 "2030년까지 항공우주용 특수강에서 글로벌 톱5 안에 드는 메이커로 도약하는게 목표"라면서 "미국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 세아항공방산소재 등 그룹사와 연계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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