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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디한 팝업스토어들 사이에서 불현듯 구수한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하며 이질적이면서도 흥미로운 광경이 펼쳐졌다. 세련된 미감과는 거리가 먼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간판 아래 커다란 돼지 만화 캐릭터가 서 있는 팝업스토어. 그 배경은 '2025 SUPER 한돈 페스타'의 현장이었다.
대다수의 부스는 실제 한돈 돼지고기를 이용한 바비큐, 퓨전 요리 등 구미를 당기는 색다른 음식들을 선보이며 고소한 냄새로 방문객들을 유혹했다. 하지만 이 먹음직스러운 고기 향 없이도 유독 긴 대기 줄이 늘어선 곳이 눈에 띄었다. 그곳은 바로 '돼지'라는 이름을 연결고리로 한돈 축제와 콜라보한 롯데웰푸드의 '돼지바 상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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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8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이번 팝업은 젊은 층뿐만 아니라 기성세대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롯데의 옛 로고 입간판, 빛바랜 듯한 돼지바 포스터가 당시 동네 구멍가게의 정겨운 분위기를 고스란히 재현했다. 두 아이들과 함께 줄을 기다리던 김진숙(46) 씨는 "돼지바가 출시된 지 이렇게 오래된 줄은 몰랐다"며 "어린 시절 종종 먹던 아이스크림을 이렇게 만나게 되어 새롭다"고 말했다.
10분가량 대기한 후, 안내원이 기자에게 다가와 인스타그램 이벤트 참여 절차를 상세히 안내했다. 안내에 따라 롯데웰푸드를 태그하고 인스타그램을 확인하자 공식 계정에 선공개된 티저 영상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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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바 상회에 입장하자 녹색 조끼와 모자를 입은 한 안내원이 큰 목소리와 박수로 손님을 격려하고 있었다.
팝업 안에서는 게임존을 설치해 손으로 핸드스텝퍼를 눌러 돼지바 출시년도인 1983의 숫자 모두에 불이 들어오게 하면 추억의 뽑기 기회를 제공한다. 핸드스텝퍼를 세게 누를수록 불이 더 빠르게 들어온다. 이는 소비자가 직접 몸을 움직여 돼지바의 출시 연도인 1983을 완성하게 함으로써, 40년이 넘는 장수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체험과 동시에 강렬하게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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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 이민호(28) 씨는 "요즘 팝업스토어는 다 비슷비슷한데, 돼지바 상회는 옛날 감성을 재밌게 풀어낸 것 같아 인상 깊었다"며 "포토존에서 사진 찍는 재미도 있고, 이벤트도 단순하지만 신선했다"고 말했다.
안내 관계자는 "4050 기성 세대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면서, 젊은 세대에게는 새롭고 힙한 레트로 콘텐츠로서의 매력을 어필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장을 만들고자 했다"고 이번 팝업스토어의 의도를 설명했다.
이번 한돈 페스타는 10월 1일 한돈데이를 맞아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 진행했다. 12주년을 맞은 올해 행사는 한돈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 이벤트 등이 운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