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약물 MASH 적응증 임상 분주
한미약품 신약, 임상 결과 발표 임박
2a상서 위고비 보다 높은 효과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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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미국 MSD에 기술수출한 MASH 치료제 후보물질 '에피노페그듀타이드' 임상2b상 결과가 곧 공개될 전망이다.
MASH는 비만이나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으로 인해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면서 염증과 손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전 세계에 약 4억명의 환자가 있지만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아 지난해까지 치료제가 전무했다.
다행히 지난해 3월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가, 올해 8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치료의 길이 열렸다. 그러나 이들 약물로도 간경변 전 단계의 환자는 치료할 수 없어 또 다른 신약 개발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GLP-1 계열 약물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체중을 감소시키는 등 대사 전반을 조절하는 기전으로 유망한 MASH 치료제 후보로 꼽힌다. 이에 GLP-1 계열 약물을 보유한 제약사들도 MASH 적응증 확보를 위해 서두르고 있다. GLP-1·GIP 이중 작용제인 릴리 '마운자로'와 베링거인겔하임의 GLP-1·글루카곤 이중 작용제 '서보두타이드'가 MASH 대상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도 MASH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MSD에 기술수출한 GLP-1·GCG 이중 작용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MASH 환자를 대상으로 위고비와 효과를 비교하는 임상2b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12월 종료가 예정돼 빠르면 내년 초에 주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23년 발표된 임상2a상 결과에 따르면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투약 24주차에 간 지방량(LFC) 변화율 72.7%로 42.3%인 위고비 대비 더 높은 지방간 감소 효과를 보였다. 이에 후속 임상 결과에서 MASH 치료제로서 경쟁력을 더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미약품은 또 다른 MASH 치료제 후보물질인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도 자체 개발 중이다. 이는 GLP-1·GIP·GCG 삼중 작용제로 임상2b상을 진행 중이며, 2026년 하반기 결과 발표가 예상된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MASH 치료제 개발사 인수나 후보물질 도입을 위한 '빅딜'을 연이어 체결하면서, 한미약품의 MASH 치료제에 대한 가치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신약 가치를 3775억원에서 1조 2997억원으로 상향하며 적정 주가를 조정했다. 다올투자증권 역시 "최근 빅파마의 MASH 치료제 기술 도입 사례가 증가하면서 주요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재산정했다"며 "향후 임상 성과에 따라 추가 밸류 반영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