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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DNA, 나폴레옹 군대 죽음의 미스터리 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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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기자

승인 : 2025. 10. 29. 15:55

파라티푸스열, 재귀열 일으키는 박테리아 검출
ChatGPT Image 2025년 10월 29일 오후 03_08_23
나폴레옹 보나파르/챗 GPT 이미지
1812년 나폴레옹 대군의 러시아 퇴각은 유럽 역사상 가장 처참한 군사 재앙 중 하나로 기록된다.

약 50만 명의 병력 중 3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원인이 추위와 굶주림, 티푸스 외에 다른 전염병 때문이었다는 것이 고대 DNA 분석을 통해 새롭게 밝혀졌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리 파스퇴르 연구소의 니콜라 라스코반은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퇴각로의 주요 경유지였던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발견된 대규모 무덤에서 발굴된 프랑스 병사 13명의 치아에서 DNA를 추출해 분석했다.

그 결과 나폴레옹 군대의 사망 원인으로 새로운 두 가지 병원체, 파라티푸스열과 이를 매개로 하는 재귀열을 일으키는 박테리아가 검출됐다.

13명 중 4명에게서 파라티푸스열이 검출됐는데, 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파된다. 발열, 복통, 설사 또는 변비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이를 통해 전파되는 재귀열은 2명에게서 검출됐다.

이번 연구는 나폴레옹 군대의 비극이 단지 한두 가지 질병 때문이 아니라 다양한 질병이 동시에 작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06년 빌뉴스 묘지의 다른 35명의 병사에 관한 연구에서는 티푸스와 참호열을 일으키는 병원체가 검출됐다. 이 모든 질병은 증상이 유사하며, 극도로 열악한 위생 상태에서 이를 매개로 하거나 오염된 환경을 통해 전파된다.

라스코반 박사는 "전파 경로가 다른 병원체들이 함께 발생했다는 사실은, 당시 위생 상태가 얼마나 비참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라며 "이 병원체들은 추위와 굶주림으로 이미 쇠약해진 병사들의 사망에 크게 이바지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게재된 이번 연구를 통해, 고대 DNA 분석 기술의 발전이 역사적 사건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는 강력한 도구임을 보여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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