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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즈음 미국 방문길에서 뜻밖의 상황을 마주했다. 지인의 정원 한 구석에 미국자리공이 보살핌을 받으며 의젓하게 자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지인의 말에 의하면 미국자리공이 정말 쓰임새가 많은 식물이라는 것이다. 열매에서 짠 즙액으로 와인이나 팬케이크를 만들 때 특유의 색상을 입히는 첨가제로 쓰고 있으며, 심지어는 잉크로도 썼다는 것이다. '미국 독립선언서'가 이 잉크로 쓰였다니 놀랍기만 하다. 영어 이름이 '포크 샐러드(Poke salad)'이듯이 미국자리공은 미국과 유럽에서 널리 이용되는 야생채소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여린 잎으로 국을 끓여 먹거나 묵나물로 만들어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자리공이 정말 우리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을까? 천만에 말씀이다. 우리집 뒤편에서 매년 모습을 보이는 미국자리공은 우리 고유 식물들과 오순도순 사이좋게 삶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 인간들이 못된 식물로 낙인찍어 공연히 미워했을 뿐이다.
/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