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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서정과 함께 밴드 잔나비가 돌아왔다. 지난 21일 공개된 정규 4집 '사운드 오브 뮤직 파트2 : 라이프'는 발매 직후 멜론 톱100과 핫100, 벅스 실시간 차트에 진입하며 진한 호평을 얻고 있다.
타이틀곡 '첫사랑은 안녕히-'를 비롯해 양희은, 악뮤(AKMU) 이수현이 참여한 수록곡 '잭 케루악' '마더'는 세대를 잇는 감성과 완성도로 리스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앨범 전곡 프로듀싱을 맡은 최정훈은 이번 작품을 통해 "가장 잔나비다운 음악이자 동시에 가장 새로운 잔나비"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번 정규 4집은 '사운드 오브 뮤직 파트1'이 우주를 향한 이야기였다면 그 연장선에서 현실을 딛는 이야기로 완성됐다. 그는 "가장 큰 변화는 사운드"라며 "파트1은 전자적이고 공상적인 결을 가졌지만 파트2는 인간적인 향수와 현실의 단어로 일상을 표현하려 했다"면서 "30대에 들어선 우리가 마주한 현실 자각, 그 감정을 담은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잔나비는 늘 앨범을 하나의 서사처럼 풀어내 왔다. 이번 앨범 역시 흐름은 이어가되 각 곡이 독립적인 매력을 갖도록 구성했다. "몇 년간 탈락 됐던 곡들이 다시 빛을 본 앨범이라 더 애정이 갔어요. 기다림의 시간을 가사로 의미화했죠. 2017년에 썼던 '미아의 추억과 유니버스'가 대표적이에요."
그는 이번 앨범 작업을 즉흥성이 강조된 과정이었다고 회상했다. 개인적인 것이 가장 독창적이라 느꼈고 우주와 땅, 두 개념과 2025년의 즉흥성에 의존했다. 그렇게 하면 자연스러운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았다.
시간이 흐르며 '낭만'의 의미도 달라졌다. "낭만은 보이지 않는 걸 읽어내는 일이고 바쁜 일상 속에서도 낭만적 태도를 잃지 않는 건 타고난 능력이라 생각해요. 낭만은 삶을 대하는 기본적인 태도에 가깝습니다."
타이틀곡 '첫사랑은 안녕히-'는 잔나비 특유의 서정과 오케스트레이션이 어우러진 곡이다. 그는 "'첫사랑'을 다룰 때 유치함과 미숙함 사이의 줄타기가 가장 어려웠다"며 "전조를 많이 넣어 예상치 못한 전개를 만들었고 풋풋함 속 쓸쓸함을 더하기 위해 1절 후렴의 끝을 단조로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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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은 '걸으며 만든 음악'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에서는 걷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주로 뉴욕에서 걷습니다. 걷다가 떠오르는 장면을 수첩에 적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밑줄 칠 문장을 하나쯤 남겨요. 그런 조각들이 곡이 됩니다."
지난 8월 데뷔 첫 KSPO 돔 공연을 성료한 그는 "2025년의 완결점이자 잔나비의 페르소나"로 정의했다. "이번 앨범은 나 자신이자 잔나비 그 자체였어요. 팬들과의 관계성, 이 뜨거운 한 해를 마무리하는 앨범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잔나비와 동시대에 살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그 말이 제게는 가장 큰 보상이었어요. 이 시대의 족적을 남기고 싶어요. 언젠가 지금을 돌아볼 때 그 시절의 우리를 다시 마주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벅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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