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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 천년미소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을 마친 뒤 정상회담을 위해 특별전시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 |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마지막 날 양자 간 첫 정상회담을 통해 5년 만기 70조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연장계약과 함께 모두 6건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이끌어 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상호 이익과 윈윈(win-win) 원칙을 고수하며 한국과 협력해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가속화하고, AI·바이오제약 등 신흥 분야의 협력 잠재력을 발굴해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향후 경제협력의 질적 향상과 업그레이드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 대통령도 "양국 간 호혜적인 협력 관계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더 발전해 나가야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체결된 통화스와프 연장계약은 양국 금융·외환시장의 안정과 교역 증진에 계속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서비스무역 교류·협력 강화', '실버경제 분야 협력', '혁신 창업 파트너십 프로그램 공동추진' 등의 MOU는 양국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민생 의제'를 발굴해 협력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 공조' MOU는 최근 캄보디아 사태를 계기로 국제사회 문제가 된 온라인 스캠(사기) 범죄 대응의 일환으로 양국 협력 강화 내용을 담고 있어 눈에 띈다.
경제 협력에 비해 한반도 안보와 북핵 관련 이슈가 추후 과제로 남겨진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평화 구상을 소개하며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노력 지속" 정도로 원론적으로 답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양측은 미북 대화가 제일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힌 점에서 향후 이 대통령의 '페이스메이커' 역할 여지는 남겼다고 볼 수 있다.
한중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상호 존중과 공동 번영의 의지를 바탕으로 오랜 갈등을 털고 관계 복원의 디딤돌을 놓는 데 일단 성공했다. 하지만 안보 문제는 물론 한한령, 필리조선소 인수 한화오션에 대한 제재, 서해안 구조물 설치, 공급망 안정 등 산적한 민감 사안에 대해서 구체적인 성과물을 내지 못했다. 관계 복원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양국 관계가 '선언적' 복원을 넘어 '실질적' 협력과 성과로 이어지도록 한중 양국은 협력 공감대 구축에 더 힘써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