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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수월관음보살도’·‘신중엄경수도첩’ 보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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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11. 03. 12:18

국가유산청, 보물 지정 예고
6.고려 수월관음보살도
고려 수월관음보살도. /국가유산청
일본을 떠돌다 고국으로 돌아온 고려 불화와 조선 후기 대형 범종 등이 보물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고려 후기인 14세기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 수월관음보살도' 등 문화유산을 7건을 보물로 각각 지정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고려 수월관음보살도는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이 일본 소장가로부터 사들여 2016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수월관음보살도(혹은 수월관음도)는 불교 경전인 '화엄경'의 '입법계품'에 나오는 관음보살의 거처와 형상을 묘사한 그림을 말한다. 선지식(덕이 있는 고승)을 찾아 다니던 선재동자가 달빛이 비치는 보타락가산의 바위에 앉아 있는 관음보살을 찾아뵙는 장면이 섬세하게 묘사돼 있다.

70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 화면이 떨어졌고 훼손된 곳을 손질하기도 했지만, 도상이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어 가치가 크다. 고려 불화는 현존하는 작품이 많지 않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수월관음보살도는 고려 불화 중 다수를 차지하지만 국내에는 호림박물관, 리움미술관 등이 소장한 6점만 전하고 있다. 그만큼 희소하다는 뜻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고려 후기 수준 높은 불교회화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중엄경수도첩'도 보물로 지정이 예고됐다. 이 그림은 장수를 축하하는 잔치를 기념해 제작한 서화첩이다. 고령신씨 영성군파 문중에 전해오는 것으로, 1601년 신중엄(1522∼1604)이 80세를 맞은 것을 기념해 아들인 신식과 신설이 경수연을 연 뒤 제작했다고 한다.

화첩에는 조선 시대에 이조판서, 우의정 등을 지낸 허목(1595∼1682)이 쓴 글과 화공에게 부탁해 그린 4폭의 그림, 당대 명필 석봉 한호(1543∼1605)가 쓴 해서체 글씨가 남아 있다. 또, 현재 전하는 경수연도 가운데 유일한 원본으로서 주목할 만하다. 국가유산청은 "조선 중기 서예사와 회화사·문학사의 양상을 살필 수 있고, 원본의 경수연도가 실려 있어 역사적 그리고 학술·예술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전했다.

조선 숙종(재위 1674∼1720) 대인 1711년 제작된 '구례 화엄사 동종'도 보물에 오를 예정이다. 종의 제작 배경, 제작자, 재료 등을 기록한 주종기에 따르면 이 종은 전라도에서 주로 활동한 주종장 윤종백과 김원학, 한천석 등이 만들었다.

처음에는 운흥사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했으나, 어느 시점에 화엄사로 옮겨졌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몸체에 새겨진 1925년 수리 기록에는 이 종이 당시 화엄사에 있었다고 전한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조선 후기 동종 중 대형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주조 상태가 매우 양호하며 조형적 균형미가 뛰어나 예술적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대승불교의 기본적인 계율서인 '범망경노사나불설보살심지계품 제10권하', 천태종의 근본 경전인 '묘법연화경 권3'이 보물 지정 예고 대상에 포함됐다. 1560년 왕실의 장수와 자손 번창을 염원하며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산회상도', 1742년 제작된 '영축사명 영산회상도'도 보물 목록에 오를 예정이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고려 수월관음보살도' 등의 보물 지정을 확정한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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