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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VN익스프레스와 뚜오이쩨 등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지난 10월은 베트남 기상 역사에 재앙으로 기록됐다. 10월 6일 태풍 맛모가 북부를 강타하며 타이응우옌성에 491mm의 폭우를 쏟아부어 18명의 사망자와 17조 동(9231억 원)이 넘는 재산 피해를 냈다.
10월 말에는 태풍 펑선이 중부 지역을 강타했다. 지난달 26일 저녁 7시부터 27일 저녁 7시까지, 단 24시간 동안 후에성 바익마 국립공원 정상에서 측정된 강우량은 무려 1739mm에 달했다. 이는 베트남의 연평균 강우량(1400~2400mm)이 단 하루 만에 쏟아진 것으로 베트남 기상 관측 사상 압도적인 1위 기록이다. 베트남 기상당국은 이 수치가 1966년 인도양에서 기록된 1825mm에 이어 전 세계 24시간 강우량 역대 2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 어마무시한 물폭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후에 황궁과 호이안 구시가지가 흙탕물에 잠겼다. 10월 한 달간 두 차례의 홍수로 총 50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됐다.
지난 1일, 일주일 넘게 물에 잠겼던 후에 시내의 물이 겨우 빠지고 시민들도 거리 청소를 시작하며 일상 회복에 나섰다. 그러나 이런 평화도 단 하루 만에 깨졌다.
2일 밤부터 중부 하띤성에서 다낭시에 이르는 지역에 또다시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다낭에서는 단 6시간 만에 301mm의 비가 쏟아졌고, 바익마산 정상에도 220mm의 비가 추가로 내렸다.
이로 인해 겨우 물이 빠졌던 후에의 흐엉강(향강)과 다낭의 부자-투본강 수위가 다시 경보 3단계(심각) 이상으로 치솟았다. 3일 새벽엔 후에와 호이안의 저지대 주거 지역이 또다시 재침수됐다.
11월 2일까지 집계된 중부지방 홍수로 인한 총사망자는 36명, 실종자는 5명으로 늘어났고 1만 2000 채가 넘는 가옥이 여전히 물에 잠겨 있다.
설상가상으로 3일 오전 필리핀 중부 해상에서 발생한 제25호 태풍 '갈매기'가 세력을 급격히 키우며 베트남을 향해 서쪽으로 돌진하고 있다.
베트남 기상당국은 태풍 갈매기가 따뜻한 바다를 지나며 에너지를 흡수해 5일경 베트남 동해(남중국해)에 진입할 때쯤엔 최고 14등급(중심 풍속 시속 185km/h), 순간 돌풍 17등급에 달하는 '초강력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보했다.
베트남은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에 나섰다. 팜 민 찐 총리는 3일 아침 긴급 공문을 통해 중부지방의 즉각적인 홍수 피해 복구와 함께 "초강력 태풍 '갈매기'의 상륙에 대비한 만반의 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베트남 당국은 군경을 동원해 주민들을 돕는 한편 저지대 주민 대피와 선박 피항에 나섰다.
베트남 기후기상연구센터의 쯔엉 바 끼엔 부소장은 "10월의 재앙은 기후 변화로 인해 여러 기상 악재가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극한 현상'의 명백한 증거"라면서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