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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전산장애 497건·피해액 267억…커지는 ‘증권사 먹통’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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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승인 : 2025. 12. 04. 18:36

신영증권, ‘그린광학 먹통’ 보상 착수
키움 4·6·11월 오류 반복에 민원 폭증
금감원, 통합 BCP 2026년 1분기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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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연합뉴스.
증권사 전산장애가 잇따르면서 올해 사고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시 활황으로 급증한 개인 투자자들로 인해 공모주 청약 등 전산망에 과부화가 걸리면서다. 이로 인한 투자자들의 민원·피해 보상 요구도 급증하면서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지난달 17일 코스닥에 상장한 그린광학 거래 중 발생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접속 오류에 대해 개별 보상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신영증권은 투자자들에게 "민원 내용과 로그 기록, 캡처본, 동영상 등을 토대로 보상안을 마련하겠다"며 "보상 결정까지 최소 2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상장 당일 장 초반 신영증권 MTS는 통신사 클라우드 오류로 매매 주문이 중단, 일부 공모주 투자자들이 시초가 매도 기회를 놓쳤다는 불만이 확산된 바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살펴보면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국내 증권사 전산장애는 총 497건, 추산 피해액은 약 267억776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피해액 상위 5개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약 65억), 키움증권(약 61억), 미래에셋증권(약 41억), 삼성증권(약 19억), 신한투자증권(약 10억)이 전체 피해의 75% 이상을 차지했다. 장애 원인별로는 시스템 설비 장애와 프로그램 오류 비중이 컸다.

증권사 MTS 장애도 반복되면서 시장의 전산 안정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키움증권의 올해 1~3분기 전산장애 관련 민원은 약 1만2000건에 달했다. 키움증권 MTS '영웅문S#'은 올해만 4월·6월·11월에 접속 오류·체결 지연이 반복됐고 이 과정에서 미국 증시 급락 등 변동성이 큰 장세마다 주문 장애가 발생해 피해 신고가 급증했다. 이에 키움증권의 국내 주식 위탁매매 점유율(HTS·MTS 등 합산)은 3분기 18%대로 낮아졌다. 키움증권은 4월 전산장애와 관련해 접수된 민원 상당수에 대해 보상 절차를 진행, 현재 보상이 대부분 마무리 단계라는 입장이다. 4월에 발생한 전산장애에 대한 보상이 이달까지 마무리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상 처리 기간이 통상 8개월 걸린다는 얘기다. 6월·11월 장애와 관련한 보상 처리 현황은 민원 접수 고객을 대상으로 내부 기준에 따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DB금융투자 등도 올해 접속 오류·주문 지연 사고가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났다.

다만 증권사 전산장애가 금융당국의 제재까지 이어진 사례는 극히 일부에 그쳤다. 2021년부터 올해 9월까지 431건의 전산장애 가운데 제재를 받은 증권사는 6곳(유진투자·SK·신한투자·키움·한국투자·유안타)으로 과태료 총액은 약 3억9000만원이다. 과태료 외 제재 수위는 임직원 견책과 기관주의 수준에 그쳤다.

잇따른 전산사고에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자본시장 정보기술(IT) 안정성 간담회를 열고 증권사들에 전산사고 감축과 투자자 보상 강화를 주문했다. 또 내년 1분기부터는 장애 발생 시 거래 주문이 자동 전환되는 통합 업무연속성계획(BCP)을 도입해 리스크 분산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고 자체를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면 발생 시 신속한 보상과 명확한 절차 공개가 현실적 해법"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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