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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 부는 우파 열풍…“원인은 좌파정권의 민생 안정화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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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5. 12. 16. 15:03

전문가들 "마약·치안 문제 등 해결 못한 결과"
우파진영 "남미가 사회주의의 굴레에서 탈출"
CHILE-ELECTION/ <YONHAP NO-7906> (REUTERS)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 당선인이 15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주민들과의 조찬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며 인사하고 있다./로이터 연합
지난 14일(현지시간) 치러진 칠레 대선에서 강경 우파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는 등 남미에서 우경화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것은 좌파 진영이 민생 현안, 특히 마약과 치안 불안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에페통신은 이번 칠레 대선 결과는 좌파 정권이 민생, 특히 치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자 유권자가 심판한 것이라며 15일 이같이 보도했다.

칠레대학교 국제연구소의 도로테아 로페즈 소장은 인터뷰에서 "좌파 정권에 걸었던 기대가 실현되지 않으면서 유권자가 좌절하고 분노한 것이 카스트 후보 당선의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사회학자이자 정치 분석가인 파블로 세만은 "남미의 좌파 진영이 마약이나 치안 등의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사회적 불만이 어디에 집중돼 있는지 파악하는 데서도 우파 진영이 우위에 있었고 이는 남미에서 우경화의 바람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카스트의 대선 공약으로는 △불법이민자 추방 △밀입국 차단을 위한 국경 펜스 설치 △군의 권한 확대를 통한 조직범죄 소탕 등이다. 불법이민으로 인한 치안 불안 증폭과 조직범죄 증가는 이번 대선 최대 화두였지만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CNN 스페인어판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남미에서 마약과 범죄가 구조적인 문제로 고착됐지만 그간 좌파 정권은 부분적으로 해결하는 데 그치거나 아예 해결하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최근 들어 남미 각국에서 유권자의 외면을 받게 됐다고 분석했다.

카스트의 승리로 남미의 우경화는 탄력을 받게 됐다. 남미에서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로드리고 파스 볼리비아 대통령 등이 모두 우파로 분류된다.

에페통신은 개표 결과 공식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온두라스에서도 우파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점쳐지고 페루의 임시대통령도 중도우파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미 남미대륙의 이념적 지형은 우파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를 제외하면 남미에서 좌파가 집권한 국가는 브라질, 콜롬비아, 우루과이 등 3개국뿐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선에서 3연임에 성공한 뒤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고 야권이 불복하면서 정통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카스트의 당선을 두고 진영에 따라 희비는 교차했다. 남미 정상 중 이념적으로 가장 좌편향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카스트의 당선이 확정된 직후 "죽음의 북풍과 남풍이 불고 있다"며 북미에 이어 남미에서 확산되고 있는 우파 열풍을 경계했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강성우파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번 대선 결과를 두고 "남미가 자유와 생명, 사유재산을 지키기 위한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아르헨티나와 칠레가 함께 일하면 남미가 자유의 이념을 받아들이고 사회주의적 억압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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