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CES 2026서 ‘마이크로 RGB’ 기술 정면 대결

양사 모두 마이크로 RGB 전시…프리미엄 LCD 시장 격돌
삼성 'AI 플랫폼' vs LG '올레드 광원제어'

삼성 마이크로 RGB TV./삼성전자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프리미엄 LCD 기술인 '마이크로 RGB'를 놓고 정면 대결을 펼친다. 삼성이 다양한 제품군과 AI 플랫폼 다각화로 승부수를 던진 반면, LG는 올레드 기술 1위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마이크로 RGB에도 이식해 기술 완성도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와 QLED가 양분하던 구도에 제3의 선택지가 등장한 셈이다.

양사가 차세대 프리미엄 LCD 기술로 주력하고 있는 '마이크로 RGB'는 LCD TV의 백라이트에 100㎛ 이하 크기의 RGB LED 칩을 미세하게 배열해 빨강, 초록, 파랑 색상을 각각 독립적으로 정밀 제어하는 기술이다. 기존 백색 LED 백라이트 대비 색상 재현력과 명암비를 대폭 끌어올려 올레드에 근접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

17일 삼성전자는 2026년형 마이크로 RGB TV를 55형부터 115형까지 총 6가지 사이즈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115형 단일 모델로 시장에 진입한 지 4개월 만의 라인업 확대다. 다양한 사이즈 구성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성능 NPU 기반 '마이크로 RGB AI 엔진'을 탑재했다. 저화질 콘텐츠를 실시간 분석해 4K로 업스케일링하는 기능과 장면별 최적 색상을 구현하는 '컬러 부스터 프로' 기능이 핵심이다. 삼성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색 정확도 지표에서 BT2020 면적률 100%를 달성해 독일 VDE로부터 'Micro RGB Precision Color' 인증도 받았다.

이와 함께 주목할 점은 AI 서비스 전략이다. 삼성은 빅스비, 퍼플렉시티, 코파일럿 등 여러 AI 플랫폼을 탑재해 사용자 선택권을 제공한다. 단순 시청을 넘어 '비전 AI 컴패니언' 경험을 강조하며 TV의 역할을 확장하는 접근이다.이청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마이크로 RGB TV 라인업 확대를 통해 최고의 화질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킬 것"이라며 "마이크로 RGB 시장 주도권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 마이크로RGB TV '에보'./LG전자

LG전자 역시 전날 CES 2026서 '마이크로 RGB 에보(evo)' 최초 공개를 예고하며 프리미엄 LCD TV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13년간 글로벌 OLED TV 1위를 유지하며 축적한 정밀 광원 제어 기술을 마이크로 RGB에 이식했다는 설명이다. 자발광 화소를 픽셀 단위로 제어하는 OLED 기술을 RGB LED 광원 제어에 적용했다. 핵심 부품은 2026년형 OLED TV 최상위 모델과 동일한 '3세대 알파11 AI 프로세서'다. LG전자는 "OLED 전용 화질·음질 AI 프로세서의 성능으로 화면 밝기와 명암을 정밀 제어하는 '마이크로 디밍 울트라' 기술을 통해 LCD TV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색 정확도도 높다. LG는 글로벌 인증기관 인터텍으로부터 '트리플 100% 컬러 커버리지' 인증을 받았다. 방송 표준(BT.2020), 디지털 시네마 표준(DCI-P3), 사진·그래픽 표준(Adobe RGB)을 모두 100% 충족한다는 의미다.

AI 전략은 삼성과 다르다. LG는 AI 컨시어지, AI 서치, AI 챗봇, AI 맞춤 화면·사운드 마법사, 보이스 ID 등 5가지 자체 개발 AI 기능을 탑재했다. 외부 플랫폼을 다수 제공하는 삼성의 개방형과 달리, 자체 AI 생태계로 통합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박형세 LG전자 MS사업본부장 사장은 "세계 1위 OLED DNA를 적용해 혁신적 화질과 색감을 구현한 프리미엄 LCD TV"라며 "글로벌 고객에게 차원이 다른 시청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OLED TV를 최상위 모델로 유지하면서 마이크로 RGB 에보를 LCD TV 최고 프리미엄 라인으로 포지셔닝해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