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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오너 세대교체에… 80년대생 임원 1년새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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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현 기자 | 강혜원 기자

승인 : 2025. 12. 17. 17:58

삼일제약·동화약품, 비중 20% 달해
오너 승계·글로벌 R&D 강화 맞물려
창업 2·3세대에서 3·4세대 전면에 등장
전문성·경쟁력 가진 '젊은 인재' 확대
제약·바이오 업계에 1980년대생 바람이 불고 있다.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50곳의 80년대생 임원 수가 1년 새 35% 급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80년대생 임원이 대거 등장하며 업계의 핵심축으로 빠르게 진입하는 모습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셀트리온과 삼일제약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2년새 80년대생 임원 10명을 선임하며 임원진에 젊은 인재를 대거 투입했다. 삼일제약은 전체 임원 중 80년대생 임원이 21%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두 기업 모두 젊은 오너가 대표를 중심으로 젊은 경영 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50곳의 80년대생 임원 수가 지난해 65명에서 올해 88명으로 약 35% 증가했다. 오너 일가 임원 6명을 포함해 총 23명의 80년대생이 새롭게 임원 자리에 올랐다. 기존 1960~1970년대생 중심이었던 임원진 사이에 80년대생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는 분위기다.

최근 2년 동안 80년대생 임원 선임이 가장 활발한 기업은 셀트리온이었다. 회사는 지난해 80년대생 임원 6명을 선임한 데 이어 올해 이사 직급 4명을 추가 선임했다. 전체 임원 82명 중 80년대생이 13명으로 약 16%를 차지한다. 1984년생 오너 2세인 서진석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재무회계(F&A), 품질보증(QA), 완제생산(DP), 허가(RA) 본부장과 미국법인 등 주요 부문에 동년배 임원을 포진시킨 점이 눈에 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최근 80년대생 임원 비중이 크게 늘었다. 회사는 지난해 1명, 올해 2명을 새로 선임해 80년대생 임원이 총 4명이 됐다. 전체 임원 42명 중 9.5%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특히 올해 선임된 원료의약품(DS) 담당 김희정 부사장과 생산공정 담당 안소연 상무는 각각 최초의 40대 여성 부사장, 30대 여성 상무로 창립 이래 최연소 여성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전통제약사 중 80년대생 임원 비중이 가장 높은 회사는 삼일제약이었다. 삼일제약의 총 임원 14명 중 80년대생은 3명으로 전체의 약 21.4%를 차지한다. 1981년생인 오너 3세 허승범 대표가 최근 단독 대표에 오른 데 이어 그 동생 허준범 전무가 CNS 영업2지부장을 맡고 있다. 올해는 품질총괄을 담당하는 1981년생 상무가 새로 합류했다.

동화약품도 젊은 임원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동화약품의 80년대생 임원은 총 4명으로, 전체 임원 중 약 18.2%를 차지한다. 올해 오너 4세이자 1984년생인 윤인호 대표가 취임하면서 임원진 세대교체가 더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미약품도 3040세대 임원 진입이 빨라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현재 5명의 80년대생 임원이 재직 중으로 이들이 전체 임원의 약 12.5%를 차지한다. 지난해 2명에 이어 올해 2명을 추가 선임했으며, 연구개발(R&D)과 마케팅 등 핵심 부문에 80년대생을 전진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에서 80년대생 오너 일가가 경영진에 전진 배치되고 있다. 롯데와 SK에서는 최근 80년대생이자 오너 3세인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을 신규 선임했다. 올해 승진한 차원태 차바이오텍 부회장과 김정균 보령 대표, 윤인상 휴온스 부사장 역시 모두 80년대생 오너 일가다.

이 같은 변화는 업계 내에서 승계와 전문성 강화라는 두 흐름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다수는 창업 2·3세대에서 3·4세대로 넘어가는 전환 구간에 진입했다. 산업의 트렌드가 내수·영업 중심에서 글로벌·R&D 중심으로 넘어가면서, 해외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젊은 임원의 필요성도 높아진 상태다. 오너 승계와 함께 글로벌·R&D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인사 전략이 맞물리며 80년대생 임원의 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사 시즌을 맞아 여러 분야에서 젊은 전문 인력이 유입되고 있다"며 "AI를 비롯한 첨단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져 이에 대응하기 위한 인사 변화가 시작됐고, 그 결과 80년대생 임원들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산업과 비교하면 제약바이오 업계의 임원진은 여전히 젊은 편은 아니다"라며 "앞으로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젊은 인재 중심의 조직 개편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배다현 기자
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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