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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기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이번 여성 컨퍼런스에는 장영란 민주평통 여성부의장, 최분도 아시아·태평양 부의장, 김경록 베트남협의회장, 최영삼 주베트남 한국대사를 비롯해 전 세계 22기 여성 자문위원 9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을 위한 여성의 역할'을 주제로 머리를 맞댔다.
이번 컨퍼런스는 개최지인 베트남 하노이의 상징성에 주목했다. 장영란 여성부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하노이는 지난 2019년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던 역사적 장소"라고 환기하며 "비록 당시 회담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멈춰 섰지만, 오늘 우리는 그 끊어진 평화의 흐름을 다시 잇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평가했다.
장 부의장은 이어 "여성 특유의 감수성과 공감 능력, 그리고 조정의 힘이야말로 평화·통일 활동의 핵심 동력"이라며 "적대와 분쟁의 비용을 평화의 프리미엄으로 전환하는 데 여성 자문위원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경록 베트남협의회장은 환영사에서 실용주의적 평화관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재명 의장(대통령)이 강조한 '평화가 곧 경제이고 밥'이라는 메시지는 우리 미래 세대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경색된 남북 관계의 문을 여는 데 있어 여성의 '소프트파워'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고 번영의 파트너로 거듭난 베트남의 사례처럼, 한반도의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을 위한 실질적인 로드맵을 그려나가자"고 주문했다.
최영삼 주베트남 한국대사 역시 축사를 통해 "베트남은 분단과 전쟁을 경험했으나 통일 이후 성공적인 사회 통합을 이뤄낸 국가"라며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을 재개하고 평화 공존을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여성 위원들의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이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추상적인 구호가 아닌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분임 토의가 이어졌다.
배유리 베트남협의회 여성위원장은 펄 벅 여사가 한국을 '침략하지 않는 민족'으로 묘사한 점을 인용하며 "K-평화의 본질은 공존과 이해"라고 정의했다. 특히 배 위원장이 속한 분임에서는 남북의 고유한 재료를 배합해 향기를 만드는 'K-향수 프로젝트'를 제안해 주목받았다. 이는 분단의 아픔을 치유의 메시지로 승화시키고, 이를 문화 상품화하여 자연스럽게 평화의 가치를 전파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전 세계 여성위원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생활 속 평화 이야기를 전파하는 '여성 앰버서더 활동' 등 K-컬처와 접목한 공공외교 방안들도 호응을 얻었다.
정수영 베트남협의회 부회장은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의 특강을 통해 한반도의 미래와 다음 세대에 남길 유산에 대해 깊이 성할 수 있었다"면서 "남아공을 비롯해 전 세계 각지에서 모인 여성 위원들과의 만남은 국경을 넘어선 여성 연대의 힘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줬다"고 전했다.
민주평통 베트남협의회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도출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베트남 현지 사회와 소통을 강화하고, 한반도 평화 지지 여론을 확산하는 실질적인 공공외교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