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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태문·LG 류재철 ‘CES 데뷔전’… AI 시대 리더십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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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5. 12. 18. 17:59

CES 개막 앞서 비전소개 첫 인사
中 저가공세 등 돌파구 마련 주목
마이크로 RGB TV 등 주도권 경쟁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 새 리더들이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장을 맡은 노태문 사장과 LG전자의 신임 CEO 류재철 사장이 이번 CES를 통해 승진 이후 첫 전 세계 미디어와 파트너 앞에서 데뷔전을 치르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TV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양 사 모두 프리미엄 전략과 AI 차별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VD(영상디스플레이)·DA(생활가전) 사업부는 약 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LG전자에서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 역시 303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이번 CES에서는 개별 신제품 성과보다 AI를 활용한 프리미엄 전략과 중장기 사업 방향에 대한 메시지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CES는 신제품 공개 행사를 넘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새 리더십 체제 속 전략 방향을 제시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AI가 개별 기능을 넘어 기업의 운영 방식과 사업 구조 전반을 바꾸는 단계로 접어든 만큼 노태문 사장과 류재철 사장 모두 이번 CES에서 AI 중심의 중장기 방향과 메시지를 전하는 데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전망이다.

노태문 사장은 CES 개막에 앞서 열리는 삼성전자 '더 퍼스트 룩' 무대에 대표 연사로 오른다. 업계에서는 이번 무대가 노 사장의 확장된 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MX(모바일경험) 사업부를 이끌어왔던 노 사장은 지난 4월 한종희 부회장의 별세 이후 DX부문장 직무대행을 맡았고, 이후 지난달 사장단 인사를 통해 정식 DX부문장으로 선임되며 역할이 확대됐다.

현재 노 사장은 MX·VD·DA 등 3개 사업을 총괄하는 구조에서 사업 간 시너지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독립적으로 움직이던 각 사업을 하나의 방향으로 묶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좋은 리더라면 이러한 부분을 잘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CES에서도 'AI'는 핵심 화두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의 'AI 드리븐 컴퍼니' 방향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만큼 이번 CES에서도 디바이스와 플랫폼을 연결하는 AI 전략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TV 역시 핵심 디바이스로 활용된다. 관계자는 "어떤 AI가 들어가느냐에 따라 제품과 경험의 고도화 수준은 크게 달라진다"며 "이번 CES에서도 AI를 매개로 사업 간 시너지를 보여주는 새로운 시도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재철 사장이 이끄는 LG전자 역시 이번 CES에서 새 리더십의 첫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 1989년 금성사 가전연구소로 입사해 최근까지 HS(홈어플라이언스솔루션)사업본부를 이끌어온 류 사장은 이번 연말 인사에서 신임 CEO로 선임됐다. LG 생활가전의 경쟁력을 높여온 경영자로 평가 받는다.

LG전자의 큰 방향성 자체는 조주완 전 사장 체제에서 강조해온 체질 개선과 질적 성장 기조를 유지하되 류 사장 체제에서는 실행력과 속도에 보다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엔지니어 출신인 류 사장은 실행력과 속도에 강점이 있는 인물"이라며 "새로운 리더십 체제에 들어서면서 전략의 '방향'보다는 '얼마나 빠르게 구현하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공감지능'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워 AI를 기술 경쟁이 아닌 고객의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고 일상을 조율하는 존재로 정의해 왔다. 이 과정에서 TV는 공감지능 전략을 구현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제시할 전망이다. 올레드 TV와 함께 마이크로 RGB 기반 TV를 통해 색 재현과 명암 표현을 한층 끌어올리고, AI가 사용자 환경과 콘텐츠 맥락을 이해해 시청 경험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줄 계획이다. 관계자는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최신 AI 기술이 실제로 고객의 삶을 어떻게 더 편리하게 만드는지를 보여줄 것"이라며 "가전과 모빌리티, TV 등 각 산업을 대표하는 파트너사들의 솔루션을 통해 AI의 실사용 장면을 전면에 내세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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