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광복 80주년 특별전, 되찾은 이름과 역사를 조명하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219010010462

글자크기

닫기

전혜원 기자

승인 : 2025. 12. 19. 06:22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945-1948 역사 되찾기'·'밤 풍경'전 선보여
1부_말모이원고
말모이원고.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우리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되짚어보는 특별전 두 편을 선보인다.

광복부터 정부 수립까지 3년간의 격동기를 조명한 '1945-1948 역사 되찾기, 다시 우리로' 특별전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한수 관장은 이 시기를 "잃어버린 역사와 문화를 되찾고 오늘의 우리가 있기까지의 다양한 활동이 이뤄진 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1944년과 1945년의 통지표다. 일본식 성 '금촌용옥'으로 창씨개명됐던 이름이 광복 후 다시 '김'으로 돌아온 과정을 보여준다. 호적부에는 일본식 성 위에 붉은 줄이 그어져 있고, 그 위에 원래 우리 성이 다시 적혀 있다.

전시는 세 부문으로 구성됐다. 제1부 '되찾은 말, 되찾은 삶'에서는 광복 후 가장 큰 변화였던 우리말 사용의 자유를 다룬다. 최초의 우리말 사전 원고 '말모이', 1947년 한글날에 출간된 '조선말큰사전', 훈민정음 해례본의 첫 영인본 등 약 150점의 자료가 전시된다.

제2부 '다시 잇는 역사'에서는 식민지배로 단절된 역사의 연속성을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1942년 조선총독부가 발행한 지리 교과서에는 한반도의 산맥이 일본 산맥 체계에 포함된 것처럼 표현되고,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됐다. 그러나 1946년 진단학회가 펴낸 국사 교과서는 민족사와 문화 전통을 체계적으로 다루며 단군 신화와 충무공 이순신의 승전 기록을 강조한다.

국새 칙명지보
국새 칙명지보.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910년 강제 병합 후 일제에 약탈당했다가 1946년 8월 15일 광복 1주년을 맞아 고국으로 돌아온 보물 '국새 칙명지보'도 전시된다. 고종이 황제로 즉위하며 1897년에 만든 국새 10점 중 하나로, 역사적 의미가 크다.

제3부 '다시 일어서는 우리'에서는 일제강점기 왜곡되거나 잊힌 역사적 인물들을 재조명하는 움직임을 다룬다. 특히 이순신 장군 관련 유물이 주목받는다. 1946년 4월 덕수궁 미술관에서 충무공 탄신 401주년을 맞아 일제히 공개됐던 유물 중, 명나라에서 선물한 8개 물품을 표현한 '팔사품도' 병풍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다. 박물관 측은 "1946년 전시 이후 거의 공개되지 않았던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전남 해남 주민들이 명량대첩비를 되찾은 과정도 생성형 인공지능(AI) 영상과 탁본으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일제에 의해 강제 철거돼 경복궁 근정전 뒤뜰에 방치됐다가 지역주민들의 헌신으로 제자리를 찾은 역사다.

2_1. 고바우영감 1957
고바우영감(1957).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대한미국역사박물관은 주제관에서 특별전 '밤 풍경'도 선보이고 있다. 조선시대 야금제도부터 1982년 야간통금 해제까지, 통제와 어둠 속에 갇혀 있던 밤이 '모두의 시간'으로 자리 잡은 과정을 조명한다.

통금시대의 일화를 담은 '고바우영감 원화', 1982년 야간통금 전면 해제를 알린 호외, 1960년대 연인들이 밤마다 주고받은 편지, 늦은 밤 PC통신의 추억이 담긴 하이텔 단말기 등이 전시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격동의 해방공간 속에서 '다시 우리로' 돌아가려는 염원과 새로운 나라에 대한 기대가 가득했던 그때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45-1948 역사 되찾기, 다시 우리로'전은 내년 3월 31일까지, '밤 풍경'전은 내년 3월 22일까지 볼 수 있다.

10. 하이텔 단말기
하이텔 단말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전혜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