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0만명 참가 대법회...공부하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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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영축총림 양산 통도사 화엄산림대법회 당시 한 법사 스님이 법회 참가자들에게 한 말이다. 당시는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로, 서울 도심은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로 시끄러웠다. 이에 반해 양산 통도사 설법전은 불국정토(佛國淨土)였다. 사람들은 세속의 시름을 잊고 장엄한 부처님 세계 속으로 진리를 찾아 여행 중이었다.
통도사 화엄산림대법회는 매년 음력 11월 1일부터 한 달 동안 매일 뛰어난 법사 스님을 모시고 화엄경(華嚴經) 전체를 공부하는 행사다. 1925년 통도사 극락암 경봉스님(1892~1982)이 어려운 노년층을 돕기 위해 만일염불회를 개설하고, 1927년 무량수각에서 삼칠일간 화엄경 법문을 시작한 데서 유래했다.
'영축산 도인'으로 불리던 큰스님이었던 경봉스님은 화엄경을 "어둠 속에서 보배를 찾는 등불"이라고 비유하며 강조했다. 스님의 이런 뜻은 그대로 이어져 화엄산림대법회는 1971년부터 매해 열렸다. 참여 인원도 연간 20만명을 넘길 정도로 성장해 대규모 법회로 자리매김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는 시기, 경전 공부로 공덕(功德)의 숲을 조성하자는 호소가 불자들에게 먹힌 것이다.
대승경전의 '꽃'으로 불리는 화엄경은 공부할수록 빠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경전이다. 하지만 비교적 짧은 금강경과 달리 방대한 양과 어려운 내용으로 스승이 필요한 경전이기도 하다. 특히 통도사 측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불교계에서 검증된 강사만을 섭외해서 법사 스님으로 초청했다. 속된 말로 '수질 관리'를 통해 법회를 펼쳤기 때문에 불자들도 대만족했다. 스님으로서도 화엄산림대법회에 법사로 초청됐다는 것은 명예로운 일이 됐다. 통도사 화엄산림대법회 성공은 이후 1990년대 백고좌법회 등으로 이어져 '기복 일변도 불교'에서 '공부하는 불교' 문화를 발전하는 데 기여했다.
닥치고 믿는 종교가 아닌 공부하는 종교는 힘이 있다. 실제로 타 종교 신자들과 만나서 속 깊은 이야기를 해보면, 불교 신자들의 '배우려는 의지'와 '능동적인 신앙생활'을 부러워했다.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수행으로 증명해서 믿길 원한다. 또한 닦고 익혀 지혜가 늘어나는 기쁨을 강조한다. 화엄경 강의로 유명한 여천 무비스님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다이아몬드가 '와르르' 쏟아지는데, 이 훌륭한 다이아몬드를 주워 담으려고 안 하고 무엇에 관심을 두는지 참 안타깝다"며 공부하는 불자가 되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통도사에서 새해를 화엄경의 공부로 맞는 이들은 무비스님이 말한 다이아몬드를 발견한 사람들이다. 한국불교가 어려움 속에서도 전통을 이어간 것은 다 이러한 신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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