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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자회사에 또 260억 수혈… 유동성 지원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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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6. 02. 02. 18:00

수천억 대구 봉산동 프로젝트 기대
현지 미분양에 세부 계획 검토 中
“본궤도 오르기전까지 지원사격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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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이 주거용 및 비주거용건물 개발 자회사 씨더블유씨앤디에 유동성을 공급하며 기업 살리기에 나섰다. 해당 자회사가 미분양 규모가 여전히 큰 대구시에서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당분간 호반건설이 지원 사격에 나서며 자회사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 1일부터 신탁계약의 종료일까지 장기운영자금 용도로 약 260억원을 자회사 씨더블유씨앤디에 대여한다. 이 같은 자금거래는 호반건설이 2023년 씨더블유씨앤디를 인수한 뒤 2024년 6차례, 2025년 4차례 등 총 10차례에 걸쳐 발생됐다. 모두 장기운용자금 용도다.

이는 대구시에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씨더블유씨앤디의 사업 구조와 궤를 같이한다. 현재는 '대구 봉산동 주상복합 개발사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검토 중이다. 씨더블유씨앤디가 사운을 걸고 진행하는 해당 사업은 대구시 중구 봉산동 168-67번지 일원에 공동주택 457가구, 오피스텔 74실, 근린생활시설 55실을 짓는 사업이다.

2022년 3월 당시 씨더블유씨앤디는 전북은행, 수협은행, 디비금융투자, 호반건설, 한국자산신탁과 관리형 토지신탁계약을 체결하며 순항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관리형 토지신탁은 신탁사가 해당 사업의 시행자가 되지만, 위탁자 또는 시공사가 사업비를 조달해 사업을 진행하는 신탁 제도다. 약정위반 등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고 시공사·시행사 간 분쟁으로 인해 발생하는 준공·입주지연 등을 예방할 수 있고, 분양 및 미분양분에 대한 처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당시 씨더블유씨앤디는 호반건설로부터 토지매입자금 목적으로 100억원을 무이자로 차입하는 과정에서 씨더블유씨앤디 보통주와 관리형토지신탁의 2순위 우선수익권을 담보로 제공했다. 신탁계약에 따른 우선수익권 한도금액(7395억원) 중 호반건설의 몫은 71.9%(5315억원)에 달한다. 나머지 28.1%는 공동 1순위인 전북은행(1430억원)과 수협은행(650억원)이 나눠 갖는다. 7395억원은 연결기준으로 2024년 호반건설 매출(2조3706억원)의 31.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024년 당시 자회사, 관계회사 중 연매출 7000억원을 기록한 곳은 전무했다. 호반건설 입장에선 공을 들이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분류되고 있다.

문제는 대구시 미분양 규모가 여전히 커 착공시기를 여전히 못 잡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대구시 미분양 아파트는 5962가구다. 2023년 2월(1만3987가구)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됐으나,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의 비중은 전국 물량(2만8641가구)의 10.5%에 이른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경북(3286가구), 경남(3207가구)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이 같은 여파로 인해 씨더블유씨앤디는 2020년 4월 설립한 뒤 매출 없이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도 착공을 진행하지 못했던 만큼 적자 지속이 예상된다. 재무구조도 취약하다. 2024년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000만원에 불과하며, 총부채는 2000억원을 돌파한 상태다. 총자본은 -5299만원(2020년 말)에서 -519억원(2024년 말)으로 뛰었다. 재무구조도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리값 상승 등의 효과로 수익성이 개선 중인 대한전선, 금값 상승 효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급 실적이 기대되고 있는 삼성금거래소 등이 금빛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수익성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호반건설 입장에선 반등의 계기가 필요한 상태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그룹 기획총괄 사장이 전면에서 호반건설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만큼 자회사의 프로젝트를 장기간 미룰 수도 없다. 씨더블유씨앤디는 전북은행과 수협은행으로부터 1600억원을 장기 차입했는데, 이자율이 6.03%에 이른다. 해당 장기차입금의 만기는 최초 인출일(2022년 3월 30일)로부터 90개월(7년 6개월) 이후인 2029년 9월 말경까지다. 만기 연장 또는 재대출(리파이낸싱)을 하지 않는다면, 약 3년 8개월내 모두 갚아야 한다는 뜻이다. 모회사인 호반건설이 지속적으로 지원 사격에 나서는 이유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초 당시엔 봉산동 프로젝트를 2028년 착공 후 분양에 나설 방침이었으나 현재는 향후 세부 계획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선회했다"며 "가구수나 용도 등이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인 만큼, 씨더블유씨앤디는 해당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호반건설로부터 유동성을 확보하며 착공시기를 지속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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