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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인력 공백 본격화… ‘검사 엑소더스’에 민생수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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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 박세영 기자

승인 : 2026. 02. 02. 17:11

검찰청 폐지 여파, 현장 부담 가중
사직·로펌행·특검 파견 등 현원 급감
지방검찰청 60곳 중 58곳 검사수 부족
일부는 정원대비 충원율 절반에 불과
내부 "수사 고민보다 시효 넘길까 걱정"
검찰의 현재 상황은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오는 10월 2일 검찰청 폐지로 조직의 미래가 불투명해지자 상당수 검사가 사직하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엑소더스'다. 여기에 각종 특검과 특별수사본부·합동수사본부 등 TF(Task Force)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검찰 안팎에서는 "민생수사를 할 검사가 없다"는 자조가 들린다. 아시아투데이는 수사를 담당하는 전국 지방검찰청 60곳을 대상으로 최근 2년간 검사 정원과 현원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일부 지역에서는 정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인력으로 민생수사를 떠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집자주>



2일 본지가 법무부를 통해 2025년 1월과 2026년 1월 검사 현원과 정원을 비교 분석한 결과,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에서 검사 정원 대비 현원이 약 10%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지방검찰청의 검사 정원은 2097명(대검·각급 고검 제외)으로, 실제 근무 인원은 1822명에 그쳤다. 정원 대비 275명이 부족하며, 평균 충원율은 약 86% 수준으로 분석됐다. 이는 서울중앙지검 검사 정원(267명)을 넘어서는 수치다. 전국 최대 규모의 경찰청이 통째로 사라진 것과 다름없다.

최근 2년간 전국 지방검찰청 60곳 가운데 영월·해남지청 2곳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검사 수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 지방검찰청 가운데 검사 인력 공백이 두 자릿수로 벌어진 곳은 서울중앙지검, 의정부지검, 수원지검, 안양지청, 부산지검, 부산서부지청, 광주지검 등 모두 7곳으로 집계됐다. 수도권과 광역시 핵심 검찰청에서도 인력 공백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은 정원 대비 17명이 부족했고, 부산지검과 광주지검 역시 각각 12명씩 인력 공백이 나타났다. 안양지청은 정원 34명 가운데 11명이, 부산서부지청과 의정부지검, 수원지검도 각각 10명의 인력이 채워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영월과 해남지청의 경우 다른 검찰청과 달리 유일하게 2년 연속 정원 대비 100% 충원율을 보였다. 검사 충원율로 보면 전국 평균 충원율은 올해 1월 1일 기준 약 86% 수준이다. 가장 낮은 충원율을 보인 곳은 남원지청으로, 정원 4명 가운데 현원은 2명에 불과해 충원율이 50%에 머물렀다. 공주지청·여주지청 등은 60%대에 그쳤다.

이 같은 '검사 부족' 현상은 민생수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형사 사건의 지능화·고도화는 차지하고, 단순히 검사 수가 부족해 신속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3대 특검, 상설 특검 등 검사 파견으로 검사 부족 현상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월 1일 기준 특검 파견 검사 수는 조은석 내란 특검팀 30명, 민중기 김건희 특검팀 17명, 이명현 순직해병 특검팀 7명, 상설특검 5명 등 모두 59명이다. 파견 검사 수로만 보면 의정부지검(56명)과 맞먹는 수준이다.

또 '2차 종합특검'으로 검사 15명(진주지청급)이 추가로 파견될 예정인 데다, 최근 고위·중간 간부 인사 과정에서 발생한 사직자까지 감안하면 검찰 현원의 감소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법조계에선 민생수사와 공판 대응이 버티기 어려운 수준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민생사건이 많은 형사부에 파견 복귀 검사를 재배치해 당장의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전체 검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이는 근본 해법이 아닌 임시 대응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공소시효가 목전에 다가온 사건을 처리하는 것만도 힘에 부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검장 출신 변호사는 "검사들에게 사건이 많아 힘든 상황은 이해하지만, 공소시효만 넘기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적이 있다"며 "수사에 대한 고민이 아닌 공소시효 도과를 걱정할 정도로 최근 수사 여건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민생수사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사건에 수사 역량을 집중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특검 등 복귀 인력을 형사부에 우선적으로 배치하고 있다"며 "민생침해 사건 집중 처리 등 인력 운용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민훈 기자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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