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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갤러리] 권매화 ‘유희(遊戲)’ - 달빛 꽃밭에서 노니는 두 학, 자유와 여유의 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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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기자

승인 : 2026. 06. 2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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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닥나무 아교포수 한지, 먹, 분채, 봉채 등. 100X95cm, 2023. 그림 권매화
깊은 밤, 달빛이 내려앉은 꽃밭 위로 두 마리의 백학이 날개를 활짝 펼치며 유유히 춤을 춘다. 정형화된 비례를 과감히 해체하고 장식적 필치로 재구성한 학의 깃털은 비늘처럼 촘촘히 쌓여 화려함 속에 생명력을 더한다. 저 학들처럼 오늘 하루쯤은 아무 걱정 없이 훨훨 날아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청람빛 하늘 아래 해바라기와 수국이 탐스럽게 피어나고, 그 사이사이로 나비와 작은 하트 문양들이 수줍게 숨어 있다. 한 마리는 황금빛으로, 다른 한 마리는 은청빛으로 서로 날개를 열어 보이며 부리를 맞댄다. 오랜 세월을 함께한 벗이 나누는 다정한 눈빛처럼, 두 학의 몸짓에는 말보다 깊은 정이 흐른다.

궁중장식화 명장 이수자이자 민화 원로 작가 권매화는 화려한 색채 속에 삶의 여유와 따뜻한 온기를 조용히 담아냈다. 이 작품은 색과 선만으로도 잊고 지냈던 기억 하나를 불러낸다. 바쁜 일상에 지쳐 어느새 잃어버린 여유 한 조각을 이 작품 앞에서 되찾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리기태 전통예술 평론가
안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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