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김태우의 안보정론] 반토막 난 연합훈련과 한미동맹의 위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831010010549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6. 08. 31. 17:58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韓 정부의 진보 성향의 정책 지향성에
美 정부의 거래적 동맹정책이 가세,
한미동맹의 결속이 약해지는 중

취소에 가까운 한미연합훈련의 축소는
이런 현상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

한미연합훈련이 반토막 났는데도
"동맹이 잘 돌아간다"고 착각한다면,
한미동맹이 풍랑 속에 표류할 것
김태우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2026년 8월 18일 시작된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합훈련은 방어와 반격을 합쳐 21일까지 실시될 예정으로 막 시작되었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으로 절반으로 축소되었고 미군 장성들은 지휘소(CP)를 떠났다. 사실상 '취소에 가까운 축소'였다. 격년으로 8월에 실시되어 온 해병대 연합 상륙훈련 '쌍룡'도 양국 합의로 취소했다. 한미동맹의 72년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대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결단해준 트럼프 대통령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했다. 이 말은 적지 않은 국민과 전문가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전쟁 억제력 확인'이라는 '팥소'가 빠진 연합훈련을 보면서 동맹의 형해화를 걱정하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안보·외교·경제·통상 등에서 한미 간 크고 작은 마찰들이 이어지던 중이어서 더욱 그랬다.

미국은 동맹을 평가할 때 여러 가지 기준을 사용하지만, 전통적으로 가장 중시해 온 기준은 '전략적 가치'와 '이념적 상응성(ideological competibility)'이다. 즉, 미국은 독재 왕정국가와는 동맹을 하지만 사회주의 국가와는 동맹을 맺지 않는다. 한미동맹의 경우, '전략적 가치'에 대한 공감대는 불변이지만, 한국에서 정반대 방향 정책 지향성을 가진 보수와 진보가 번갈아 집권하면서 '이념적 상응성'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물론 미국발 원인도 있다. 미국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세계경찰 역할에 피로감을 토로하며, 상업적 이익을 앞세우는 '거래적 동맹정책'으로 선회하고 있다. '가치 공유(shared-value)'보다 이해 공유(shared-interest)를 중시하면서 동맹국들에 '공정한 안보비용' 부담을 요구하는 중이다.

요컨대 지금 한미동맹은 한국의 진보 성향의 정책 지향성에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적 동맹정책이 가세하면서 그동안 동맹 결속의 핵심이었던 이념적 상응성은 희미해지고 있다. 2026년도 연합훈련 축소는 이런 현상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한국 정부는 북·중·러에 적대적일 수 있는 활동에 연루되는 것을 피하고자 연합훈련의 축소나 분산을 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게임은 이보다 훨씬 더 복잡했다. 그에게 있어 전격적인 훈련 축소는 중국 견제 훈련을 거부하고 이란 전쟁을 외면하면서 3500억 달러 대미 투자를 지연시키는 한국 정부 혼내주기, 연합훈련 비용을 줄이고 싶은 상업적 계산, 미북 핵대화 재개를 통해 지지율을 회복하고자 하는 정치적 계산 등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물이었다.

한마디로 훈련이 반토막이 난 것은 양국 정부의 '이해 공유'가 가져온 결과물이었으며, '자유민주주의 한국 수호'와 '미 세계전략의 구현'이라는 연합훈련 본연의 목적과 그것을 뒷받침해 온 이념적 상응성은 실종되었다.

한미동맹이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를 기약하기 위해서는 '두 수레바퀴'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노력과 '튼튼한 안보'는 늘 함께 굴러가야 하는 두 개의 수레바퀴라는 원칙을 지켜야 하며, 미국에도 '동맹국 안보'와 '외교적 유연성'은 함께 굴러가는 두 수레바퀴이어야 한다. 한국도 미국도 특정 외교적 성과를 위해 유화적 대외기조를 펼치는 상황에서도, 실질적 전쟁 억제력인 튼튼한 국방과 연합방위를 외교적 거래의 희생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이런 원칙이 가장 확실하게 지켜져야 하는 것이 연합훈련이다. 연합훈련이 눈치 보기와 외교적 거래를 위해 반토막이 났는데도 국민은 "양국이 신속하게 합의한 것을 보니 동맹은 잘 돌아가는구나"라고 인식한다면, 한미동맹은 풍랑 속에 길을 잃고 표류하는 돛단배나 다름이 없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