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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맞아 회고록 낸 조계종 원로 일면스님 “산다는 건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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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6. 08. 3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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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 겸 조계종 원로의원
간 이식 통해 새 삶 얻어...장기 기증은 '보시'
"5% 수준인 뇌사자 장기 기증 좀 더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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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회고록 '생명나눔, 일면입니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하는 두산 일면스님. 일면스님은 2000년 간 이식 수술로 제2의 인생을 살게 된다. 스님은 이러한 경험을 살려 불교계 유일의 장기 기증 단체인 생명나눔실천본부를 이끌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살아 있다는 것은 누군가의 은혜이다. 출가하지 않았으면 남의 집 머슴살이를 했을 제가 부처님의 은혜로 동국대 학사모를 쓸 수 있었고, 장기 기증자인 이름 모를 '선재 영가(착한 영혼)'의 간 이식 덕분에 제2의 인생을 살게 됐다."

서울 종로구 생명나눔실천본부 사무실에서 31일 열린 회고록 '생명나눔, 일면입니다'(민족사·352쪽)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사장 두산 일면스님(대한불교조계종 원로의원)은 지난 삶을 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1947년생인 일면스님은 올해 팔순을 맞아 회고록을 출간했다. 회고록은 한 마디로 "한 생을 돌아보니, 모두가 은혜였다"로, 스님은 남은 생을 자신과 같은 이들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따.

1994년 설립된 생명나눔실천본부는 불교계 유일의 장기 기증 단체다. 일면스님은 2005년 이사장을 맡은 뒤 장기기증과 조혈모세포 기증 활성화, 환자 치료비 지원 등을 해왔다. 지난해에만 해도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는 3208명,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는 2320명을 달성해, 각각 목표였던 3200명과 2200명을 넘어섰다.

일면스님은 "1999년 간경화로 2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지만 2000년 1월 간 이식을 받은 후 살아 남아 26년이 흘렀다. 덤으로 살고 있다. 내 삶은 축구로 치면 연장전에 해당한다"며 "생명나눔실천본부의 활동은 알게 모르게 받는 은혜를 다른 이에게 전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스님은 "병원에 가보면 아픈 사람이 의외로 많다"며 "건강한 사람이 뇌사로 장기 기증을 하면 최대 9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 뇌사자의 장기 기증은 우리나라는 5%, 선진국은 37% 정도 된다. 우리나라도 뇌사자의 장기 기증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일면스님은 32세 공무원 뇌사자 유족이 비구니 스님의 세차례 걸친 설득으로 장기를 기증한 사례를 들었다. 처음에는 유족들도 욕하고 쫓아냈지만, 결국 장기 기증으로 다섯 명이 새 생명을 얻을 수 있었다. 스님은 "장기·조혈모 세포 기증은 부처님 전생담에 나오는 '몸을 보시하는 행위'와 같은 고결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간 이식을 받은 후 인간적으로 성숙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주저함도 모르고 기력 자랑도 했지만 생사의 갈림길에서 서 보고 간절한 염원도 해보니 권력이나 지위의 무상함도 깨닫게 됐다는 것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빼고는 거의 모든 요직을 해본 스님이지만, 2%로 부족한 자신이기에 지금의 성과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스님은 "정말 수행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았는가. 만일 열반송을 짓는다면 '인연 따라왔다, 부처님 은혜로 덤벙덤벙 살다 인연 따라 간다'고 지을 것 같다"며 "내 삶은 아무리 생각해도 59점이다. 60점은 못 주겠다. 남은 삶은 60점을 채우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1947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난 일면스님은 1959년 해인사에서 명허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자운스님을 계사로 사미계와 비구계를 수지했으며, 해인사 승가대학 대교과와 동국대 불교대학 승가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조계종 제9~13대 중앙종회의원과 제3대 교육원장, 제25교구본사 봉선사 주지, 초대 군종특별교구장, 호계원장 등을 역임했다. 2005년부터 생명나눔 이사장을 맡았다. 2018년 조계종 원로회의 의원에 추대돼 현재 조계종 원로회의 부의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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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 352쪽, 정가 1만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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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회고록 출간 간담회에서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 혜공스님과 이사장 일면스님, 민족사 윤창화 대표./사진=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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