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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주주 보호를 강조하는 것 자체를 탓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거래는 SK이노베이션이 2019년 물적분할했던 SKIET를 다시 품는 구조입니다. 소규모 합병 방식이 적용돼 SK이노베이션 주주에게 별도의 주주총회나 주식매수청구권도 없습니다. 발표 다음 날 주가가 11% 넘게 떨어지면서 반발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가가 떨어졌고 주주들이 반발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번 합병을 문제라고 볼 수 있을까요.
SK이노베이션이 SKIET를 다시 합치기로 한 데는 분리막 업황 악화라는 배경이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이 겹치면서 SKIET는 올해 상반기 매출 754억원, 영업손실 136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독립 법인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부담도 커졌죠. SK이노베이션은 여러 방안을 검토한 끝에 흡수합병을 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적자 자회사를 직접 품는다는 점만 보면 주주 입장에선 달갑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효과까지 따져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SK이노베이션의 신용도를 활용해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고 중복 조직을 합쳐 비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회사는 연간 약 600억원의 비용 절감과 약 2년 내 분리막 사업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조건을 정한 과정도 짚어볼 만합니다. SK이노베이션 12만5862원, SKIET 1만4783원의 합병가액과 1대 0.1174540의 비율은 관련 법령의 시장가격 기준에 따라 산정됐습니다.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선정한 독립 외부기관을 통해 가격과 비율의 공정성도 추가로 검증받았습니다.
그런데도 이번 정정 요구를 보면 금감원이 합병 발표 이후 나타난 주가 하락과 주주 반발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한 것 아니냐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금감원이 공식적으로 문제 삼은 것은 정보 제공의 충분성입니다. 그렇더라도 단기적인 시장 반응에 끌려 기업의 구조개편까지 같은 잣대로 바라봐서는 곤란합니다.
주주 보호가 곧 주가 방어를 뜻하는 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그 과정이 공정했는지, 앞으로 어떤 효과와 위험이 있는지를 투자자가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2019년 SKIET를 떼어낼 때와 2026년 다시 합치는 지금의 전기차 시장은 크게 달라졌습니다. 시장이 바뀌었다면 기업의 대응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금감원이 부족한 설명을 채우도록 요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주주 보호라는 명분이 기업의 중장기 사업 재편을 단기 주가의 잣대로 재단하는 일이 돼서는 안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