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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모델 기술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국가 핵심기술이자, 우리 하늘의 변화를 스스로 예측할 수 있는 '기상 주권'의 기반이다. 이러한 인식 아래 기상청은 해외 수치모델에 의존하던 시대를 지나, 2011년 우리 기술로 수치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사업에 착수했다.
9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한국형수치모델(Korean Integrated Model·KIM)을 성공적으로 개발하여 2020년 현업 예보에 도입했다. 이를 통해 우리 기술로 전 세계 대기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세계에서 9번째로 독자 수치모델을 보유한 국가가 되었다.
이후에도 고해상도 수치모델, 위험기상 예측 및 관측활용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키고 대기뿐 아니라 해양·지면·해빙 등 지구 구성요소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하는 지구시스템 예측 기술로 연구의 영역을 넓혀 왔다. 그 과정에서 축적한 것은 모델을 설계하고 개발·개선할 수 있는 기술과 경험, 그리고 이를 이어갈 전문인력이다.
기상예측 환경은 계속해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극한기상이 잦아지고 짧은 시간에 좁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일이 늘어남에 따라 위험기상을 보다 세밀하게 예측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방대한 기상자료를 빠르게 학습하는 인공지능과 물리 법칙에 기반한 수치모델을 결합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예측의 지평이 열릴 수 있다.
거듭되는 변화 속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수치모델에는 '완벽'이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관측자료, 계산 기술, 과학적 지식이 등장할 때마다 모델은 끊임없이 개선되어야 한다. 수치모델은 한 번 개발하고 끝나는 기술이 아니라,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를 통해 발전시켜야 하는 국가의 장기적인 연구개발 자산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와 지난 15년간 축적된 성과를 바탕으로, 기상청과 기상학계가 오랫동안 염원해 온 전문 연구기관인 '한국수치모델개발원'이 지난 9월 18일 새롭게 문을 열었다. 개발원의 출범은 그동안 한시적인 사업을 통해 쌓아온 연구성과와 전문성을 지속적인 연구개발 체계로 이어갈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제 한국형수치모델의 예측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지구시스템 예측과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수치예보에 접목해 미래의 예측기술을 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연구개발 성과가 연구실에 머물지 않고 실제 예보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더 정밀한 예측을 더 빠르게 예보에 적용해 국민이 위험기상을 조금이라도 일찍 알고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도록 연구개발과 현업 예보가 서로의 발전을 이끄는 선순환 체계를 만드는 것이 개발원의 중요한 역할이다.
한국수치모델개발원의 출범은 우리 하늘을 우리 기술로 예측하는 '기상 주권' 확보를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기상예측 기술을 만들어 가는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다. 기상청은 한국수치모델개발원이 대한민국 수치예보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을 이끌고 나아가 세계 기상기술을 선도하는 전문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과 현업 예보의 연계를 더욱 강화하고 국가 수치예보 역량을 높여 나가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