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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경영진에 ‘인재제일’ 강조한 삼성 노조…‘정도경영·상생추구’ 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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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9.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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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산업부 차장
올 초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운운하면서 사측에 압박 수위를 높여갈 때 꺼냈던 논리가 있다. 삼성전자의 핵심 가치인 '인재제일'이다. 삼성전자는 모든 삼성전자인들이 지켜야 할 가치 및 신념으로 5가지를 내세우고 있는데 그 중 첫 번째 가치로 '인재제일'을 꼽고 있다. 올 3월 노조는 쟁의행의 찬반 투표에서 90% 이상의 찬성률을 얻어내며 당시 사측 제시 교섭안이 '인재제일 경영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파업 시도에 명분을 부여한 바 있다. 이후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아래 노사가 상당한 진통을 겪으며 경영 성과의 일정 비율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특별성과급으로 지급하게 하는 이례적인 결과를 만들어냈고, 이는 국내 재계 성과급 논쟁에도 주요 비교 기준이 되는 등 꽤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노조로서는 의미있는 성과라 할 수 있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갈등이 그치지 않고 오히려 노사 갈등과 노조 간 갈등, 노조 내부 갈등까지 삼성 안팎의 반목은 계속되고 있다. 당시 임협은 사회 전체가 주목할 만한 상징적인 이슈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승호 초기업노조위원장은 집회 준비 물품을 장인 회사와 계약한 건이 알려졌고, 최 위원장은 부당 이익 취득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논란이 됐다. 또, 반드시 노조 안에서 나온 일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반도체 부문의 일부 직원들이 회사의 주거 지원금을 부당하게 수령했다는 의혹을 회사 측이 조사 중인 건 등은 다소 보기 민망한 사안들이다. 여기에 초기업노조는 반도체 전용 노조로 재편해 '원 삼성'이 쪼개지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고, 비반도체 부문인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중심의 동행노조는 이재용 회장 자택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관련 이슈가 임협 이후에 오히려 더 극심해진 것처럼 보이고 있다.

앞서 언급한 삼성의 핵심가치에서 '인재제일' 다음은 '최고지향' '변화선도' '정도경영' '상생추구'이다. 삼성 홈페이지에 따르면 여기서 정도경영은 '바른 행동으로 명예와 품위를 지키며 모든 일에 있어서 항상 정도를 추구한다'는 뜻이고, '상생추구'는 '우리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을 가지고 지역사회, 국가, 인류의 공동 번영을 위해 노력한다'는 뜻이다.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대목에 주거비 부당 취득, 상생을 추구한다는 대목에 극심한 노조 간 갈등 등의 사건들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삼성 노조는 회사에 더 많은 책임과 투명성, 그리고 정당한 노동의 가치를 주장할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 한국 경제계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 1등 기업인 만큼 삼성도 경청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협상할 것은 협상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이건 노조 구성원, 나아가 회사 구성원에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 결과가 다른 기업에도 기준이나 비교군이 된다면, 이를 만들어내는데 기여한 노조 구성원에도 그에 걸맞은 행동들이 요구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회사 측에 인재제일을 바탕으로 책임을 요구했던 노조 포함 삼성 구성원들은 회사와 협상 시 회사가 지켜주길 원한 핵심 가치들을 본인들에게는 잘 적용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성과급이라는 개념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그간의 노력이 오히려 빛바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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