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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왔는데 보일러보다 에어컨?…귀뚜라미, 냉방서 더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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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6. 10. 0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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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냉방매출 7080억, 44% 달해
보일러 수요 둔화 속 구조재편 성과
AI데이터센터 등 신사업 육성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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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민 귀뚜라미그룹 회장./귀뚜라미그룹
보일러 하면 떠오르는 대표 브랜드 중 하나가 귀뚜라미다. 하지만 정작 귀뚜라미는 보일러보다 냉방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린다. 겨울철 대표 보일러 기업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사업의 무게중심은 이미 냉방·공조로 이동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귀뚜라미그룹의 냉방 부문 매출은 708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4%를 차지했다. 난방 부문 매출은 4580억원으로 28%에 그쳤다. 냉방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이 난방보다 2500억원 많은 셈이다.

8년 전과 비교하면 사업구조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2017년 4940억원이던 냉방 매출은 지난해 7080억원으로 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난방 매출은 3770억원에서 4580억원으로 2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매출에서 냉방이 차지하는 비중은 42%에서 44%로 2%포인트 높아진 반면, 난방은 32%에서 28%로 4%포인트 낮아졌다.

귀뚜라미가 보일러 제조사에서 냉난방공조(HVAC) 기업으로 변신한 배경에는 국내 보일러 시장의 성장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주택 보급 확대와 함께 보일러 수요가 둔화되면서 2000년 이후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데다, 최근 건설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가정용 보일러만으로 큰 폭의 외형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반대로 냉방·공조 시장은 성장 영역이 넓다. 가정용 에어컨을 넘어 반도체·배터리 공장과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냉각·공조 설비가 필요한 산업 현장으로 수요처를 확대할 수 있어서다. 귀뚜라미 역시 국내외 반도체·배터리 제조시설에 HVAC 제품을 공급하고 원자력발전소와 잠수함·수상함 등 특수선용 냉동공조 설비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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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마이크로 CHP(열병합 발전 시스템)./귀뚜라미그룹
귀뚜라미는 2006년 귀뚜라미범양냉방, 2008년 신성엔지니어링, 2009년 센추리를 잇달아 인수하며 냉방·공조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현재 이들 냉방 계열사가 그룹 전체 매출의 약 40%를 담당하고 있다. 냉방·공조와 에너지 등을 합친 비보일러 사업으로 범위를 넓히면 매출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

냉방과 난방을 함께 가져가는 사업구조는 계절성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보일러 수요가 겨울철에 집중되는 반면 냉방은 여름철 수요를 흡수하고, 산업용 공조는 연중 수요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귀뚜라미가 '겨울에 강한 보일러 회사'에서 사계절 매출을 내는 HVAC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배경이다.

향후 성장축으로는 AI 데이터센터가 떠오르고 있다. 냉동·공조 계열사인 신성엔지니어링은 국내 40메가와트(MW)급 데이터센터 쿨링시스템을 수주하는 등 관련 사업에서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귀뚜라미는 반도체·배터리 등에서 쌓은 산업용 HVAC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난방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 보일러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난방 사업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유지하면서 냉방·공조에서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귀뚜라미그룹 관계자는 "주력 계열사들의 기술력과 시너지를 바탕으로 난방, 냉방, 공조, 에너지가 하나의 기술로 통합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주력 사업을 유기적으로 성장·발전시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종합 냉난방 에너지그룹으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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