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실험서 퍼져 나온 암세포 약 70% 감소
암 진행 신호 3개 동시 억제…면역회피까지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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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수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교수와 이은주 의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몸속에 존재하는 TIF1γ(티프원 감마) 유전자를 개량해 삼중음성유방암 전임상 모델에 전달한 결과 다중표적 항암 효과를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Springer Nature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신호 전달 및 표적 치료(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 IF 81.2)' 최신호에 게재됐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에스트로젠 수용체, 프로제스테론 수용체, 인간상피성장인자수용체2(HER2)가 모두 발현되지 않는 유방암이다. 전체 유방암의 약 20%를 차지하며 재발이 빠르고 다른 장기로 전이되기 쉽다. 사용할 수 있는 표적치료제가 제한돼 주로 항암화학요법에 의존한다. 기존 표적치료 역시 신호 하나를 차단하는 방식이어서 암세포가 다른 신호를 활성화해 치료 효과를 피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여러 세포 신호를 조절하는 티프원 감마에 주목했다. 티프원 감마는 암에서 발현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2020년 티프원 감마가 간섬유화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힌 데 이어 2022년 병든 간에서만 유전자가 작동하는 '스마트 유전자치료' 기술을 개발했다. 2025년에는 폐섬유화로 적용 범위를 넓혔으며, 이번 연구에서는 암 치료 가능성을 살폈다. 연구에는 세포 안에서 단백질이 더 많이 만들어지도록 염기서열을 바꾼 '코돈 최적화' 유전자(opti-hTIF1γ)를 사용했다.
연구팀은 서울대병원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7명의 종양 조직을 배양해 이 유전자를 전달했다. 그 결과 암세포의 전이 능력과 관련된 비멘틴과 증식 지표인 Ki67은 감소하고 세포사멸은 증가했다. 조직 밖으로 퍼져 나온 환자 암세포에서도 두 지표가 줄었다. 마우스 종양 조직을 이용한 실험에서는 조직 밖으로 퍼져 나온 암세포가 약 70% 감소했다.
동물실험에서도 종양의 성장과 전이가 억제됐다. 연구팀이 사람 삼중음성유방암 세포를 마우스 유방에 이식하고 14일 뒤 유전자를 담은 지질 캡슐(리포좀)을 종양 주변에 주사한 결과, 실험 종료 시점에 대조군의 종양은 300㎣를 넘었지만 치료군에서는 훨씬 작거나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증식 중인 암세포가 차지하는 Ki67 양성 면적도 대조군의 10% 미만으로 줄었다.
전이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대조군의 림프절에서는 주입한 암세포가 발견됐지만 치료군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대조군의 폐에서는 암 병변으로 폐포 구조가 심하게 손상된 반면 치료군의 폐는 정상 구조를 유지했다. 유방 젖샘관에 암세포를 직접 주입한 별도의 모델에서도 유전자를 미리 넣은 암세포는 뚜렷한 폐 전이 병변을 만들지 않았다.
연구팀은 티프원 감마가 암 진행에 관여하는 여러 신호에 동시에 작용하는 원리도 확인했다. 티프원 감마는 암의 성장과 이동을 촉진하는 β-catenin의 분해를 유도하고 전이에 관여하는 TGFβ 신호를 억제했다. 또 암세포의 생존과 면역회피를 돕는 STAT3도 분해했다.
이러한 작용은 종양의 면역 환경에도 영향을 미쳤다. 유전자를 넣은 환자 유래 암세포에서는 대식세포의 공격을 피하는 데 관여하는 CD47과 종양을 돕는 대식세포의 유입에 관여하는 CXCL5가 감소했다. 반면 이 암세포와 함께 배양한 대식세포에서는 포식 작용을 촉진하는 수용체인 SLAMF7이 증가했다.
암세포주와 대식세포를 함께 배양한 실험에서는 유전자를 넣은 암세포가 대식세포에 잡아먹히거나 사멸했다. 환자 조직 배양에서도 암세포 조각이 대식세포 안에서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처럼 암세포를 잡아먹는 기능을 되찾은 대식세포를 '종양표적 대식세포'라고 명명했다.
이번 연구는 전임상 단계다. 연구팀은 향후 실제 환자에게 적용하기 위해 전신으로 퍼진 암에도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 기술 등을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다.
김효수 교수는 "기존 표적치료가 하나의 신호를 차단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 연구는 티프원 감마 하나로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에 관여하는 여러 신호를 동시에 억제하고 대식세포의 암세포 포식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암세포 자체와 종양 미세환경을 함께 겨냥하는 다중표적 유전자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김효수, 의생명과학과 이은주 교수, 박효민 박사](https://img.asiatoday.co.kr/file/2026y/10m/08d/202610080100047320002418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