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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골드국제전략연구소와 한미동맹재단이 공동 개최한 '인도·태평양 서밋'에서 연설하고 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전날 다른 연구소 주최 대담에서도 그는 러시아 파병을 통한 실전 경험 축적 등 북한군의 역량 강화를 강조하면서 "우리가 우세하다고 말하는 건 더 이상 자명한 진리가 아니며, 우리의 훈련과 작전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와 러시아·북한 밀착에 따른 북한군 재래식 전력 향상을 반영해 2014년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 달성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의 주장은 '돌출 발언'이 아니다.
미군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 검증에서 지난해 합격점을 줬던 일부 평가 항목을 올해는 뒤집었다고 한다. 전장 환경 변화를 반영해 한국군 주도의 완전운용능력(FOC) 항목 일부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미국과 기존 평가 결과를 인정해야 한다는 한국이 맞섰다는 것이다. 다른 미군 고위 당국자도 지난달 전직 고위 정부 관계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전작권 전환 조건 평가와 관련해 "10년 전의 평가 기준과 현재의 기준이 같을 수 없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이 기준을 계속 바꾸며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시각을 보인다. 국방부 대변인은 개인 의견임을 전제했지만 "골대를 계속 옮기면 전작권 전환은 영원히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입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러시아와 전방위 군사협력을 맺고, 드론이 주도하는 새로운 개념의 전장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북한군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게 아닌지 냉철하게 짚어봐야 한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월 실전 상황을 가정해 실시한 '을지프리덤실드(UFS)' 연합훈련에서 북한군이 우리 전방 군단 전력을 돌파해 서울시 외곽에 근접하는 결과가 나왔다는 보도는 주목할 만하다. 당시 훈련은 한국군 4성 장군인 육군 지상작전사령관 지휘 아래 북한군의 공격을 막아내는 상황이었는데, '한미연합군'을 지휘할 한국군 수뇌부의 지휘통제 능력에 대한 미군의 의구심이 굳어지는 요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한반도 안보 환경이 급격한 전환기에 들어섰음은 분명하다. 미국의 '새 평가 기준' 주장을 약속 위반으로 폄하할 게 아니라는 얘기다. 동맹 간 신뢰와 전략적 조율이 없는 전작권 전환은 안보 위기를 부르는 자해 행위일 뿐이다. 조속한 '시기'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자율과 동맹의 안정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것은 오로지 정부의 몫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