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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사태에 고개 숙인 5대 은행장…정상혁·이환주, 연임시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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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 채종일 기자

승인 : 2026. 10. 1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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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장 국감서 사과…보안 약속
신한 최대 피해, KB는 늑장 인지 논란
정상혁 3연임·이환주 연임 도전 변수
[포토] [2026 국감] 정무위 국감 '증인 선서하는 5대 은행장'
아시아투데이 이병화 기자 = 이환주(왼쪽부터)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최근 은행을 비롯해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등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AI를 악용한 해킹 공격이 발생하면서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해킹 공격이 금융권 연쇄 피해를 불러오면서 심각성이 커지자,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5대 은행장이 모두 증인으로 출석해 머리를 숙였다.

5대 은행장은 모두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데, 특히 신한은행에서 첫 3연임에 도전하는 정상혁 신한은행장에게 이번 해킹 사태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5대 은행 중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데다, 정보보안 예산이 가장 적었던 점 역시 정 행장의 책임론이 커질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또 높은 경영성과로 연임이 기대되는 이환주 국민은행장도 해킹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게다가 KB금융그룹 사령탑이 바뀌는 점 역시 이 행장의 연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는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날 금감원 국정감사는 수십조원에 달하는 투자자 피해를 야기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논란에 더해 최근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에서 발생한 AI해킹 사태가 핵심 주제로 다뤄졌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환주 국민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이 모두 일반증인으로 참석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신한은행이 5대 은행 중 가장 피해가 크다. 국민은행은 해킹 피해 인지가 너무 늦었다. 이 정보들이 DB를 파는 브로커들에게 유출됐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결국 보이스피싱이나 불법사금융을 조장하는 방식으로 계속 거래가 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신한은행은 피해가 발생한 고객에게 보상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유출 여부를 조회한 고객은 5000여명밖에 안된다. KB국민은행은 피해 입증 책임을 전가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고, 하나은행은 구체적 보상 방침도 없다고 한다. 책임 느끼는 은행 태도가 맞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해킹 사태와 관련해 5대 은행장은 모두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또한 예산과 인력 등을 충분히 확보하고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신한은행에는 금융보안원장 출신인 상임감사가 재직중인데, 그럼에도 해킹 피해를 막지 못했다"며 "단순히 감독기관 출신이라는 타이틀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 금융보안과 내부통제를 위한 절차를 제대로 밟고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국민은행 정보보안 예산 집행률이 58%에 불과하고, 미집행 예산 중 보안인증 체계나 접근통제 개선에 필요한 사업이 포함돼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은행이 가장 먼저 해킹 공격을 받았는데 인지를 하지 못해 결국 연쇄 해킹 피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국민은행 내에서 '로그 삭제' 등 은폐 지시가 있었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따져 물었다. 이환주 국민은행장은 "신속하게 차단하고 대응하지 못한 점에서 아쉬운 점이 많이 남는다"면서도 "로그 삭제와 관련해 지시하지 않았고 관련 보고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또 해킹 사태와 관련해 국민은행 등 은행을 피해자로만 볼 게 아니라고 지적하며, 금감원이 금융권 정보보안과 관련해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내부통제 기준 관리 의무가 사이버 보안 해킹 사건과 관련된 아마 최초의 CEO에 관한 책임 문제가 다뤄지는 그런 사안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AI 해킹 사태로 인해 5대 은행장들의 연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금융과 KB금융, 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그룹은 이미 지난달 임기 만료를 앞둔 자회사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착수했고, 5대 은행장 모두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한차례 연임에 성공해 4년째 은행장을 맡고 있다. 2006년 통합 신한은행 출범 이후 첫 3연임 행장 도전이지만, 이번 해킹 사태가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정치권 압박도 거세다. 앞서 지난 8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객 정보 2만5727건이 유출된 신한은행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자인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법적 책임을 묻고 미지급 성과급 환수와 손해배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재임기간 높은 경영성과로 연임 기대감이 높던 이환주 국민은행장에게도 변수가 생겼다. 정상혁 행장과 마찬가지로 이번 해킹 사태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데다, 다음달 KB금융 회장에 이재근 부문장이 취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지난 2년 동안 은행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면서 첫 임기 중에는 신한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를 차지해,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임 행장들 역시 한 차례 연임을 해왔기 때문에 이 행장의 연임도 순탄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최근 그룹 내 분위기가 긍정적이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장이 이재근 부문장에서 이환주 행장으로 교체될 때부터 역행하는 인사라는 말이 있었다"라며 "당장 연말 신임 그룹 회장은 자회사 대표이사 인사를 단행하게 되는데, 이환주 행장을 포함해 여러 자회사 CEO들이 교체될 수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조은국 기자
채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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