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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SCM 연기·비자 거부… 한미 갈등 악화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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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10. 3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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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한미 정보당국 간 교류 단절로 표면화된 안보협력 이상 징후가 누그러지기는커녕 악화하고 있다. 양국 간 안보 현안을 다루는 연례 국방장관급 협의체 '한미안보협의회의(SCM)'는 내년 초로 연기됐다. 매년 11월쯤 개최되던 SCM이 해를 넘겨 열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 1968년 이후 이어져 온 SCM이 연기된 것은 1980년 12·12사태, 1998년 미국의 이라크 공습 때 등 두 차례뿐이다. 미국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과정에 대한 거부감이 그만큼 크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미 국방부가 이미 27일 SCM이 내년 초로 연기될 것이라고 밝혔는데도 우리 국방부는 "협의 중이며 확정된 게 아니다"고 부인한 바 있다. 국방부는 '조기 전환'을 위해 전환 시기를 못 박는 SCM을 예정대로 열자고 주장했지만,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회의 연기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를 마친 뒤 미 국방부는 일본·호주·인도 등과의 회담 자료를 내면서도 한국은 빼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이 하와이 태평양사령부 방문을 위해 신청한 미국 비자가 거부된 것도 예사로 볼 게 아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미주반 국정감사에 가려던 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의 비자가 발급되지 않은 데 이은 것이다. 미국이 집권 여당 핵심들의 공무 목적의 비자를 잇따라 거부하면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봐야 한다. 정부와 여당의 외교안보 기조에 대한 불쾌감을 이제는 숨길 수 없으며, 나아가 한국을 동맹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신호다.

한미 관계에 여러 차례 부침이 있었지만 이처럼 갈등이 노골적으로 표출된 적은 없었다. 막후교섭이나 외교 협의가 먹히지 않는 상황인 것이다. 동맹을 유지해 온 전통과 관례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막후교섭과 관례가 통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 무역과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미국 시장을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보다 더 미국과 협력이 절실한 분야가 군사·안보이다. 국가의 생존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러시아·중국과의 밀착과 우크라이나 실전 경험을 통해 우리의 군사 억지력을 시험하는 지금은 더 그러하다.

미국의 노골적인 반응에는 최근 강신철 국방부장관과 대통령 국방정책특보인 김병주 의원의 발언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북한과 전쟁이 나면 미군은 믿을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전작권 전환 시기를 확실히 못 박아야 한다. 미국 측이 협의에 응하지 않아 불발되면 독자적인 전작권 행사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 관계자들과 정부 당국자들의 좀 더 사려 깊고 신중한 태도와 발언이 절실하다. 양국 관계가 불신이 불신을 부르는 악순환에 빠지면 약소국인 우리가 더 큰 피해를 본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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