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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x] 은밀한 성형, 내게 꼭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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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 기자

승인 : 2009. 02. 05. 18:42

최근 ‘인테리어’, ‘리모델링’이란 말이 유행처럼 돌고 있다. 이는 음경확대술과 관련된 은어다. 음경확대술이 널리 퍼지고 있다는 것은 대도시뿐만 아니라 구석진 시골의 전봇대, 도로변의 현수막 등에서 ‘남성, 고민을 해결해 드립니다’ 따위의 광고 문구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음경확대술에 대한 논의는 섣불리 하기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환자의 모든 상황이 전부 다 다르기 때문에 이 시술이 좋다, 나쁘다를 논할 수 없다. 하지만 시술을 해야만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있을 수 있다. 성형수술에도 눈썹이 안으로 자라 눈썹을 찌르게 돼 어쩔 수 없이 쌍커풀 수술을 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얼마 전 한 케이블 방송에서 실시한 무료 성형수술 이벤트에 회사원 전모(23·여) 씨의 사연이 방송됐다.

그녀는 라면조차 앞니로 끊을 수 없는 심한 부정교합 환자였다. 아래턱도 정상에 비해 20mm 넘게 튀어 나온 주걱턱이었고, 제대로 씹을 수 없어 총각김치나 깍두기는 먹어본 적도 없었다.

전씨는 아래턱이 수평으로 과성장한 ‘하악전돌증’과 수직으로 과성장한 ‘턱끝거대증’ 등 두 가지 증상이 동반된 상태로 부정교합은 앞니뿐 아니라 어금니까지도 아래위가 빗겨 닿을 만큼 증상이 심각했다.

그녀는 수술 후 삶의 활력을 찾았고 평범한 식생활이 가능하게 됐다.
유행처럼 번지는 ‘예뻐지는’ 성형수술과 달리 ‘살기 위한’ 성형수술을 한 케이스로 많은 이들의 응원과 공감을 이끌어 냈다.

◇음경확대술, 심사숙고 하고 한번 더

국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성의 상당수가 매우 정상에 속하는 자신의 성기에 대해 작다고 생각, 음경확대술을 꿈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확대 수술 희망자의 대다수는 정상이며, 적절한 상담을 받으면 대부분 수술을 받지 않기로 마음을 바꾸게 된다고 한다.

캐나다 퀸즈대학과 이집트 카이로대학 의료진은 성의학 분야 과학논문색인(SCI) 학술지 성의학지(Journal of Sexual Medicine) 인터넷판에 최근 공개된 논문에서 지난 2년 동안 무료 성기확대수술 지원자 2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1.6%가 ‘정상 크기’로 분류됐다고 보고했다.

또 성교육과 상담 후에도 여전히 수술을 받겠다고 한 지원자는 3.6%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의료진이 모집한 무료 성기확대 수술 지원자 250명 중 81.6%인 204명은 정상이었으며 17.6%인 44명은 작지만 정상 범위로 분류됐다. 실제로 작은 성기의 범위에 해당되는 지원자는 단 2명(0.8%)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이 수술 지원자에게 남녀의 해부학 지식 및 성기크기와 성적 능력의 상관관계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 후 수술 의사를 확인한 결과 단 9명만이 수술을 받겠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지원자들은 확대수술 의사를 철회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확대 길이는 평균 1.26㎝였으며 단 3명만 수술 후 만족했다고 답했다고 의료진은 보고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성기 크기에 대한 인식은 대단히 부정확한 만큼 수술 희망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신의 성기가 작다고 느끼는 이유로, 남자 아이들이 아버지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신의 성기를 작다고 느끼게 된다는 정신분석학적 견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사춘기 때 자신보다 성숙도가 빠른 아이들과 비교하면서 작다고 믿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무면허업자 시술 폐해 심각

의료계에 따르면 음경확대술은 비전문가의 시술이 만연하게 일어난다고 한다. 시술이 잘못됐거나 시술 후 부작용이 생겨도 비뇨기과 환자는 쉬쉬하는 경향이 있어 그 실태가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부작용으로 인해 종합병원 문턱을 넘을 지경이 되면 사태가 심각하다고 봐야 한다.

요실금 수술이 잘못돼 소변을 아예 못 보거나, 불법적으로 음경확대술을 받은 후 부작용으로 성기가 썩어 들어갈 즈음 비뇨기과를 찾기 때문이다. 무면허 업자를 끼고 성기 확대술을 하는 병원도 적지 않다. 이런 무면허 업자들은 일명 ‘오더리’로 불린다. 주로 군 위생병 출신이거나 비뇨기과에서 사무장 혹은 간호사로 일한 경력이 있는 남성이라고 한다.

한 비뇨기과 전문의는 “무면허업자는 시골 마을에 들어가면 먼저 ‘말발’이 가장 센 사람을 소개받아 그 사람한테 공짜로 시술하고 대신 마을 사람들에게 소문을 내게 한다”며 “시골에선 입소문이 무섭기 때문에 한 사람이 ‘좋다’고 하면 우르르 몰려가서 받게 된다”고 밝혔다. 무면허업자는 시술을 하고 한몫 챙겨 떠나지만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몇 달 후 염증이 생겨 마을 보건소로 우르르 몰려 간다고 한다.

이 시술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싸고 간단하다는 이유로 무면허 업자에게 자신의 성기를 내맡기는 것. 전문가들은 “음경에 이물질을 주입하면 절대 안 된다”며 “비뇨기과 전문의라면 절대 안 해주는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이물질’이란 바셀린이나 파라핀, 실리콘 등이다.

고체 실리콘은 비뇨기과에서 사용하지만 실리콘을 비롯해 바셀린, 파라핀 등을 액체 상태로 주입하는 건 절대 안된다. 이것들을 액체 상태로 녹여 주사기로 음경에 주입하게 되면 1, 2년 안에 살이 썩게 돼 반드시 고생하게 된다.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 후 시술해야

그럼에도 음경확대술이 꼭 필요한 사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사람이란 공장에서 제조해 출하되는 조립품이 아니기 때문에 전부 다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야 하는데 너무 왜소해서 그 자체가 불가능한 사람 등이다.

이렇듯 꼭 필요한 환자들은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 후에 시술을 받아야 한다.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시대 흐름에 맞게 새로운 기법을 개발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환자의 진피(眞皮), 혹은 동물의 진피를 이식하는 시술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예전 방식은 피부에 뭘 넣고 부풀리는 방식이었다면 요즘은 조직공학이 발달하면서 플라스틱이나 실리콘 같은 인공물질을 쓰지 않고 인공조직을 사용하는 추세다. 동물의 진피를 생체공학적으로 처리해 생체거부반응이 없도록 만든 것으로 주로 돼지나 소의 진피를 사용한다.
자신의 진피를 이식하는 ‘자가진피이식’을 선택하는 이도 적지 않다.

주로 엉덩이 피부를 떼어내야 하기 때문에 흉터가 남는다. 하지만 자신의 피부조직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한다. 요즘은 천추(항문과 허리 사이) 부위의 진피를 떼어내 음경 피부에 이식하기도 한다.

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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