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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스포츠를 말하다] “스포츠마케팅? 나 만큼 해봐”...레드불, 최고의 스포츠 후원자

[기업, 스포츠를 말하다] “스포츠마케팅? 나 만큼 해봐”...레드불, 최고의 스포츠 후원자

기사승인 2014. 10. 04.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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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스포츠를 이용한 스포츠마케팅 전략...20~30대 마니아층에게 독보적인 홍보효과
F! 등 모터스포츠 부터 프로축구까지...스포츠 마케팅을 가장 잘하는 최고의 기업
Rally Australia 2014
월드랠리챔피언십(WRC) 2014 시즌 10차전 호주랠리에서 레드불 로고를 붙인 폭스바겐모터스포츠 팀의 WRC가 경기를 펼치고 있다./제공 = 폭스바겐코리아
월드랠리챔피언십(WRC) 2014 시즌 10차전이 열린 호주. 폭스바겐 모터스포츠 팀이 사상 최단 기간 제조사 부문 우승을 확정 지었다. 지난해에 이은 두번 째 우승. 폭스바겐 모터스포츠팀의 머신인 폴로R WRC 보넷과 도어에는 붉은 색 글씨와 황소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이 로고는 바로 ‘레드불(RedBull)’.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에너지 드링크 기업인 레드불의 스포츠마케팅은 글로벌 어떤 기업들보다도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때 스포츠음료가 주도하던 음료시장에서 에너지드링크의 붐 업을 일으킨 것도 과감하고 영리한 마케팅 전략이 효과를 봤기에 가능했다.

레드불의 스포츠마케팅은 일반적은 글로벌 기업들과 사뭇 다르다. 이들이 집중하는 분야는 올림픽·월드컵과 같은 대형스포츠 이벤트 보다는 마니아 층이 두터운 익스트림스포츠(X스포츠)다.

레드불이 지원하고 있는 X스포츠는 BMX, 클리프다이빙, F1, WRC, FMX 등 너무나 다양하다. 레드불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제품이야기 보다 자신들이 후원하는 스포츠와 스포츠 선수, 문화이벤트 등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을 정도다.

레드불은 예산의 30% 이상을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제품과 기업 이미지를 알리기 위한 노력에 집중해 오고 있다. 다양한 마케팅·홍보활동의 중심에는 스포츠가 자리잡고 있고 이런 전략은 레드불의 판매량을 늘리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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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레드불 F1레이싱팀 머신/출처 = RedBull 홈페이지
5조개가 넘는 음료를 판매하는 레드불의 스포츠마케팅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가치를 잘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은 올림픽과 같은 범 글로벌 스포츠 후원에 집중하거나 전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축구·야구 등 대중적인 스포츠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올림픽과 같은 글로벌 빅이벤트는 국가대항전이라는 특성상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 애국심을 자극해 경기를 보며 응원하게 만든다. 이런 스포츠 무관심자들은 비록 스포츠의 룰과 선수에 대한 정보는 없어도 그저 한 국가의 국민으로 자국의 팀이 이기기를 바라는 사람들이다.

기업들은 이런 스포츠에 무관심한 사람들까지 마케팅 대상으로 생각한다. 자사의 브랜드 노출 대상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자사의 제품을 구매하는 잠재고객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일반 기업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또 다른 스포츠 마케팅은 글로벌적으로 인기가 높은 프로스포츠를 후원하는 방법이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나 미국 메이저리그 경기장에 자사의 광고판을 노출시키거나 특정 팀의 유니폼에 자사의 로고를 넣는 식이다. 삼성전자가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에 연간 200~220억원 수준의 스폰서 계약을 맺은 것도, 쉐보레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LG전자가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과 계약을 맺은 것도 자사의 이름을 보다 쉽게 잠재고객에게 각인시키기 위함이다.

이런 일상적인 행보와 달리 레드불은 특정 스포츠, 그것도 몇 몇 마니아들에게만 집중적인 관심을 갖는 X스포츠에 포커스를 맞췄다. 올림픽이나 유수 프로스포츠 구단, 유명 스포츠 선수를 후원하는 것에 비해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수도 있었지만 레드불은 새로운 블루오션인 X스포츠를 이용한 스포츠 마케팅에 더욱 집중했다. 하물며 일반인이 잘 알지 못하는 선수들을 후원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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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축구 뉴욕레드불스 경기모습/출처 = RedBull 홈페이지
레드불의 스포츠마케팅은 에너지 음료의 주 소비층인 20~30대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특히 개성을 표현하기 좋아하는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X스포츠야 말로 최적의 마케팅 콘텐츠였다. 일반적인 음료시장에서 에너지 음료야 말로 개성 넘치고 유니크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X스포츠의 자유·도전·젊음 이라는 이미지와 딱 맞아 떨어졌던 것이다.

레드불의 스포츠마케팅 중 가장 유명하게 알려진 것은 2012년 진행된 스트라토스 프로젝트다. 2007년부터 5년여의 준비를 거친 이 프로젝트는 오스트리아 스카이다이버인 펠릭스 바움가르트너가 12만8000피트 상공에서 자유낙하로 초음속을 돌파한 전무후무한 시도였다.

레드불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6500만달러(690억원)를 투자했다. 레드불은 당시 바움가르트너의 자유낙하를 인터넷을 생중계 했고, 전세계 800만명이 동시접속으로 그 광경을 봤다. 레드불은 이 역사적인 프로젝트로 400억달러의 마케팅 효과를 얻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리고 2012년 레드불은 ‘레드불 캔’을 전세계에서 5조2260개를 판매했고 4조9300억유로(약 6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1년 대비 16% 증가한 실적이었다.

스트라토스 프로젝트 사례처럼 레드불은 인터넷 환경을 효과적으로 이용한다. 자사의 광고를 스포츠의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만들었고, 이런 동영상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져나가는 결과를 만들었다. 레드불의 광고는 ‘바이럴 마케팅’이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준 사례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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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진행한 레드불의 스타라토스 프로젝트에서 오스트리아 스카이다이버 펠릭스 바움가르트너가 12만8000피트 상공에서 자유낙하를 준비하고 있다./출처 = RedBull Stratos 홈페이지
그렇다고 독특하고 개성 있는 유니크한 스포츠만을 마케팅에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레드불은 현재 F1에서 팀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WRC·다카르랠리 등에 참가하는 팀과 선수에게 후원을 하는 등 전세계인들이 열광하는 모터스포츠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또 미국 MLS의 뉴욕 레드불스·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의 FC 레드불 잘츠부르크·독일 분데스리가 RB라이프치히 등도 운영·지원하고 있다.

올해로 30년 된 레드불이 급성장한데에는 새로운 형태의 음료 사업을 진행한 것도 있지만 마케팅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기 때문으로 평가받는다. 마케팅을 하지 않는 회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자사를 알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레드불의 중심에는 스포츠가 자리잡고 있다. 스포츠 관련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면서 스포츠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레드불은 현재 글로벌 어떤 기업들 보다도 스포츠마케팅과 스포츠경영을 가장 잘 하는 회사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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