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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기술’ 유출 범죄 실형 10% 못 미쳐…관대한 ‘솜방망이’ 처벌?

‘영업기술’ 유출 범죄 실형 10% 못 미쳐…관대한 ‘솜방망이’ 처벌?

기사승인 2015. 08. 0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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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유출 범죄 특성 고려해야…법원의 '비밀관리성' 요건 논의 필요
수원지검 형사4부(김종범 부장검사)는 지난달 24일 일명 ‘전지현 냉장고’인 삼성전자 냉장고의 제작기술 일부를 중국 업체에 넘기려 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A사 김모 대표(45)와 전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이자 A사 임원인 임모씨(54) 등 6명을 재판에 넘겼다.

김씨 등은 2014년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삼성전자 냉장고 ‘지펠 T9000’ 철판인쇄공법과 냉장고 ‘에지벤딩’ 도면이 담긴 문서를 작성해 중국의 유명 전자제품 B업체에 전달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같이 영업비밀을 빼돌리는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정작 기술유출 범죄에 대한 사법당국의 처벌 수위가 낮아 범죄를 예방하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은 영업비밀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될 것을 알면서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외국으로 빼돌리지 않아도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을 가진 자에게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같은 행위를 해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법 위반으로 실제 재판에 넘겨져 형사처분을 받은 건수 가운데 실형은 전체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에 의문이다.

대법원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기소돼 형사처분을 받은 건수(1심 기준)는 총 632건으로 이 중 실형이 선고된 건수는 54건으로 나타났다.

집행유예를 받은 209건을 포함해도 전체 형사처분 건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기술유출·영업비밀침해 범죄에 대한 특성을 수사단계부터 처벌까지 명확히 고려해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찬훈 법무법인 강호 대표변호사는 “실무상 영업비밀침해 범죄와 관련해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며 “법원의 판단 기준이 있겠지만, 증거를 제대로 확보해야 기술유출 핵심자까지 제대로 처벌할 수 있는데 증거확보가 어려워 유죄 다툼이 불리하게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원은 영업비밀침해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 비밀이어야 하고 이 비밀이 경제적 가치를 가져야 하는 등 일정한 요건을 요구한다”며 “이 중 ‘비밀관리성’ 부분을 매우 엄격히 요구하는 데 이 부분에서 일반 기업인은 물론 검찰과도 시각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기업하는 일반인들의 상식과 거리가 있고 현재 굉장히 공개되기 쉬운 방향으로 IT기술이 발전하는 상황에서 비밀관리성에 대한 법원의 판단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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