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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기다움’으로 상생의 가치를 창출하자

[칼럼] ‘자기다움’으로 상생의 가치를 창출하자

기사승인 2016. 07.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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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교수-사진
이기원 서울대 농생명과학부 교수
최근 농업농촌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하고 있다.

과거에 농업을 낙후된 산업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다면 지금은 각 분야의 많은 유명 인사들이 농업을 차세대 유망 산업이라 말한다.

혹자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 농업농촌의 발전이라고도 했다. 미국, 프랑스 등 많은 선진국들이 농업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을 감안하면 일리 있는 말이다.

그렇다면 선진국들은 어떻게 농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농업과 기업의 상생협력이 그 중의 하나라고 믿는다.

농업-기업 상생협력의 사례는 많지만 스위스의 세계적 식품기업 네슬레(Nestle)가 대표적이다.

네슬레는 1986년 스위스의 소도시 브베(Vevey)에서 우유 및 유아용 제품으로 출발했다.

네슬레가 지금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적극적인 ‘글로컬(글로벌과 로컬의 합성어) 전략’을 통해 지역사회와 공동의 이익을 창출했던 점에 있다.

네슬레는 90% 이상의 제품을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개발하고 생산·유통함으로써 지역사회와 동반성장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네슬레는 연구개발(R&D) 분야의 50% 이상을 자국인 스위스에 재투자함으로써 일자리 창출과 지역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역과 기업의 상생은 중요한 화두다. 매일유업은 전북 고창지역의 낙농가와 협력해 ‘상하목장’이라는 유기농 제품을 출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상하농원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상하농원 프로젝트’란 고창군 상하면에 체험교실, 식당, 숙박시설 등 농촌형 테마공간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매일유업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유제품을 넘어 고창지역의 다양한 친환경 농축산물로 지역과의 상생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농업과 기업의 상생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농식품부와 대한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농업-기업 상생협력 경연대회’를 개최하고 우수사례를 발굴하는 등 상생협력 분위기 확산에 열심이다. 대학도 최근 지역과의 상생협력에 한창이다.

서울대학교(평창캠퍼스)는 대학의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강원지역의 약콩(서목태)을 활용한 ‘약콩두유’를 출시해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지역 농협을 통한 농가와의 계약재배는 물론 캠퍼스 내 가공시설의 구축과 인터파크, GS 홈쇼핑 등 안정적인 유통 채널을 확보하여 농가, 대학, 지자체가 협력하는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또한 2018년 동계 올림픽을 기점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과 글로컬 유통 플랫폼인 지부티크(G.Boutique) 구축을 통해 프리미엄 상품의 개발과 수출로 국산 농산물 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최근 유명 배우 이영애 씨가 농촌으로 돌아가 순식물성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한다.

부모님의 고향인 경기도 양평군 문호리에서 양평지역의 자원과 인프라를 활용해 제품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창출해 지역경제에 일조하는 등 지역 주민들과 상생문화를 만들고 가고 있다.

이처럼 기업이 농촌을 사업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각 기업 고유의 ‘자기다움’으로 접근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 할 때 농촌의 발전이 가능하리라 믿는다.

대학이 배출하는 우수한 리더와 지역사회 그리고 이들과 함께 하는 기업, 이들 모두가 각자의 자기다운 강점으로 서로 협력하며 융합할 때 우리 농업과 농촌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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