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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넘치는 음란물…아이들 접촉 방지 고심 깊어가는 학부모들

스마트폰에 넘치는 음란물…아이들 접촉 방지 고심 깊어가는 학부모들

기사승인 2018. 07. 0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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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통제 앞서 음란물의 문제점 숙지 등 제대로된 성교육부터 실시해야"
강원경찰, 사이버음란물 단속 전국 1위
/연합
초등학교 2학년 김모군의 어머니 박모씨(39)는 잠들기 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연결했다가 충격을 받았다. 한 음란사이트 주소가 남아 있던 까닭이다. 해당 사이트로 들어가니 금발머리 여성과 남성이 부둥켜안고 있었다. 놀란 박씨는 김군을 불렀다. 김군은 “우리 반 친구의 형이 알려줬다”며 “반 애들도 다 본다”고 말했다. 박씨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완전히 차단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스마트폰을 타고 침투하는 음란물에 초등학생들이 점령당하자 부모들의 걱정이 늘고 있다. 조금만 검색하면 얼마든지 음란물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16년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 초등학생의 성인 영상물 이용률은 2014년 7.5%에서 2016년 16.1%로 2년 사이 약 10%포인트가 늘었다. 한 전문가는 “이 같은 통계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초등학교 4학년 오모군(11)은 학원에서 친구가 보여줘 처음으로 야동을 접했다. 그게 화근이 됐다. 학교, 학원 등 가리지 않고 야동(야한 동영상)을 찾았다. 결국 어머니 현모씨(41)는 아이가 중독이 된 것이라고 판단해 치료를 택했다. 현씨는 “이제 아이가 방문을 닫으면 야동을 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두렵다”며 “밖에서 이런 일이 있었던 것을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가정·학교 등에서 스마트폰을 쓰지 못하게 해도 음란물을 전적으로 통제할 수 없다고 부모와 교사들은 말한다. 아이들은 커가며 가정을 벗어나 친구 등 외부 사람들과의 접촉이 많아지며, 집에 있어도 모든 시간을 일일이 감시하기가 불가능한 까닭이다.

음란물 등 유해매체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학부모들의 유해 차단 프로그램 이용은 늘어나는 추세다. 앞서 여가부 조사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상대로 유해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했다는 응답은 2013년 14.2%에서 2016년 34.1%로 약 20%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초등 1학년 아이를 둔 이경은씨(43·여)는 “보호의 목적으로 시작했는데 수시로 보다 보니 하루 종일 휴대전화만 잡고 있게 된다”며 “이런 방법이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감시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닌데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난감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부모들의 이런 걱정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드러난다. ‘미성년자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하자’는 의견이 꾸준히 등장한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약 90여건에 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초등학생 두 자녀를 키우는 김태훈씨(40)는 “우리도 야동을 본 경험이 있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최근 성범죄, 성교육 등 성 관련 문제가 화두가 돼 미리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커졌다”며 “아이들이 성범죄를 일으키는걸 보면 정말 스마트폰 자체를 법으로 금지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고 전했다.

교육계의 고심도 깊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3학년 담임 정모씨(32)는 “아이들에게 ‘유해사이트에 가지 마라’ ‘야한 동영상 보지 마라’며 교육을 하고 스마트폰을 전부 회수한다”며 “하지만 아이들이 다른 방법으로 접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통제에 앞서 성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부터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민영 자주스쿨 대표는 “아이들이 음란물을 접했을 때 스스로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차단 프로그램이 있어도 걸러지지 않기 때문에 음란물이 왜 나쁜지 알려주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향숙 한국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은 “아이들은 스마트폰으로 관계를 맺기 때문에 강력한 규제는 좋지 않다”며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쓸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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