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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갬성을 아시나요”…식품업계, 최강소비권력 ‘Z세대’ 잡기 총력전

“갬성을 아시나요”…식품업계, 최강소비권력 ‘Z세대’ 잡기 총력전

기사승인 2019. 04. 2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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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속에어쩌구
매일유업은 ‘우유속에’ 제품 패키지에 18가지 글자를 입력시켜 글자를 조합해 인스타그램에 인증샷을 올리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최근 식품업계가 유튜브와 SNS에 주력하며 ‘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Z세대’는 1995년부터 2010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로,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모바일 기기·컴퓨터 등 최신 기술에 둘러싸여 있는 ‘디지털 원주민’이다. 이들은 모든 정보를 유튜브 동영상으로 습득하고, 제품에 대한 정보를 SNS에서 얻고 확산한다.

임홍택 저자의 ‘90년생이 온다’에 따르면 자기주도적 삶에 큰 가치를 두고 어느 세대보다 뛰어난 멀티태스킹 능력을 가진 이들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유머’다. 이에 식품업계들이 막강소비권력층으로 등장한 ‘Z세대’를 잡기 위해 유머와 SNS 등에 집중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Z세대는 트렌드를 양상하고 빠르게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등 브랜드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만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최근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장악한 ‘괄도네넴띤’이 대표적이다. 팔도가 ‘팔도비빔면’ 출시 35주년을 기념해 온라인에서 먼저 출시한 ‘괄도네넴띤’은 Z세대의 언어파괴 유머코드를 적중시키며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5일간 판매될 선판매 분량 1만5000세트를 23시간 만에 완판시켰다.

매일유업의 ‘우유속에’는 ‘핵인싸템’으로 떠오르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역시 언어유희다. 6가지 제품 패키지 뒷면에 18가지 글자를 입력시켜 글자를 조합해 인스타그램에 인증샷을 올리는 프로모션이 Z세대의 놀이문화가 됐다. 딸기를 모두 모으면 ‘핵맛탱’, 코코아는 ‘심쿵짤’, 망고는 ‘인싸템’, 커피속에 모카치노는 ‘꿀잼각’, 마끼아또는 ‘대박쓰’, 카페돌체는 ‘갑분싸’라는 글자가 되며 서로 다른 맛끼리 연결해 다양하고 재미있는 말을 만들어낼 수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가공유를 주로 음용하는 1525세대에게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프로모션을 기획하던 중 인터넷에 떠도는 ‘우유속에어쩌구’ 이미지를 보고 우유속에의 다양한 맛과 재미를 소비자들의 언어로 표현하면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시작했다”면서 “SNS로 유머가 확산되며 자연스럽게 ‘우유속에’ 제품의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전했다.

Z세대
식품업계들이 막강소비권력층으로 등장한 ‘Z세대’를 잡기 위해 유머와 SNS 등에 집중하고 있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팔도 ‘괄도네넴띤’, CJ제일제당 ‘보약햇반’, 오리온 ‘마이구미 복숭아’, 빙그레 ‘네모난비비빅’과 ‘동그란 메로나’.
빙그레는 유머 제품 코드와 가장 잘 맞는 ‘만우절’에 한시적으로 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어떠한 홍보 없이 만우절 한정판으로 SNS에 서로 형태를 바꿔 ‘동그란메로나’와 ‘네모난비비빅’을 올렸는데, 삽시간에 소문이 확산돼 만우절(4월1일)이 있던 그주에 1만 박스가 모두 완판됐다.

CJ제일제당은 아예 미래의 잠재고객인 Z세대의 취향을 저격할 상품화 검토의 장을 만들었다. 햇반 SNS에 햇반 가상제품인 ‘보약햇반세트’와 ‘햇반선물세트’, ‘하트햇반’ ‘햇반막대사탕’ 등을 선보이며 햇반에 대한 재미요소 전달과 흥미유발을 자연스럽게 전하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 반응에 따라 상품화도 진행하는데, 지난 3월 선보인 ‘보약햇반’은 반응이 좋아 온라인 전용으로 5월 실제 제품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오리온 ‘마이구미’는 Z세대 감성으로 인스타그램 인증샷 욕구를 저격하며 지난해 연매출 245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 출시 27년 만에 재전성기를 맞고 있다. 특히 ‘마이구미 복숭아’는 핑크빛 하트 모양이 20~30대 여성들의 SNS인증샷 욕구를 자극하며 지난해에만 2000만개 넘게 팔렸다. 최근에는 1984년 출시된 장수과자 ‘초코송이’를 젤리로 구현한 이색 신제품 ‘송이젤리’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Z세대는 ‘감성’이 아니라 ‘갬성’으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인위적인 광고냄새를 풍기는 콘텐츠보다 자연스러운 공감대를 형성하는 콘텐츠에 흥미를 보이고 자신이 제2의 콘텐츠를 양상할 수 있는 ‘재미’를 주는 등 ‘소비’를 하나의 ‘놀이’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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