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탠포드대학 역시 다르지 않다. 중국 본토에서 직접 지원한 입학 예정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훨씬 더 입학이 까다로운 하버드대학이나 예일대학 역시 다를 까닭이 없다. 중국 본토 지원자 전원이 전멸했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조기 유학을 떠나려는 부유층 자제들의 경우도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설사 원하는 학교에서 입학 허가를 내줘도 중국 내 각지의 미국 영사관에서 비자발급 조건을 까다롭게 하면서 당사자들의 애를 먹이는 것이 현실이다. 고등학생 딸을 최근 뉴욕으로 유학보낸 베이징 시민 한원(韓文) 씨는 “딸의 유학 수속을 하느라고 10년은 늙은 것 같다. 유명하다는 유학원의 도움을 받으면서까지 수속을 진행했지만 번번이 브레이크가 걸렸다. 아주 작정하고 괴롭힌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위에서 자녀를 미국에 유학보내겠다고 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말릴 것”이라면서 혀를 내둘렀다.
이미 유학중이거나 졸업을 앞둔 학생들도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 아르바이트나 취업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은 기본이고, 장학금 신청에서도 순위가 밀리는 현상이 미국 곳곳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올해 들어서는 예년보다 더 많은 중국 출신 대졸자들이 현지 취업을 포기하고 아예 귀국길에 오르는 진풍경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112개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던 미국 대학 내 공자학원의 수난 역시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부터 중국의 조종을 받는 ‘문화 스파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속속 폐쇄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2019년 5월 중순을 기준으로 미네소타대학, 스탠포드대학, 미시간대학, 시카고대학,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등에서 10여개 이상이 폐쇄당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3개는 현재 폐쇄가 진행 중에 있다. 미국 내 공자학원의 씨가 마를 것이라는 비관론이 대두하는 것은 이런 분위기에 비춰보면 너무나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현재 미국에는 36만명의 중국 유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전체 외국인 유학생의 대략 3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고 보면 된다. 재정 사정이 과거에 비해 좋다고 하기 어려운 미국 각 대학의 입장에서는 고마운 존재라고 해야 한다. 100여개 이하로 줄어든 공자학원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 정부에서 운영자금 일체를 조달하는데 미국 대학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라는 냉정한 현실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지 않나 싶다. 미국 연방정부와 교육당국에서 국익을 강조할 경우는 더욱 그렇다고 해야 한다. 무역전쟁이 조기에 끝나지 않으면 중국 유학생들과 공자학원의 횡액은 계속된다고 봐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