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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장집권 캄보디아 훈센 이을 ‘포스트 훈센’은 누구?

아시아 최장집권 캄보디아 훈센 이을 ‘포스트 훈센’은 누구?

기사승인 2019. 07. 0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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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 어깨 수술 소식에 건강 문제 다시금 불거져…포스트 훈센 관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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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총리로 취임해 34년 간 통치하고 있는 아시아 최장집권 총리. 이는 캄보디아의 훈 센 총리(67)에게 붙는 수식어다. 200만~300만명 가까이 희생된 세기의 대학살 ‘킬링필드’를 자행한 크메르루즈의 폴 포트를 끌어내린 후 총리 자리를 공고히 유지해 오고 있다. 1975년 폴 포트의 크메르루즈·시하누크의 민족군·비공산주의 계열의 인민민족해방전선이 벌인 내전 때 왼쪽 눈을 실명, 의안을 끼고 있는 그의 건강은 하나하나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이는 캄보디아의 정국, 특히 후계구도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크메르타임스는 최근 훈 센 총리가 지난 6일 모든 일정을 취소, 싱가포르에서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고 회복중에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훈 센 총리는 “특정 무리가 내 건강 문제와 관련해 저주하거나 가짜뉴스를 만들어 낸다”며 “권력을 잡기 위해 내가 죽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다시 태어나는 것이 빠를 것”이라고 일갈한 것으로 전해졌다. 74세까지 집권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 훈 센 총리가 자리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재차 확인한 셈. 하지만 이번 소식으로 그의 건강에 대한 우려와 함께 후계구도, 즉 ‘포스트 훈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는 공공연히 자신의 아들들에게 권력을 물려주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상태다.

훈 센 총리의 3남 2녀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는 장남인 훈 마넷(42)과 막내 아들 훈 마니(37). 훈 센 총리가 이들 중 한 명을 후계자로 내세울 것이란 점은 캄보디아 정계에선 암묵적인 비밀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일각에서는 “정말 권력을 세습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세습할 것이며, 어떤 과제가 남았느냐를 따져야 할 때”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남인 훈 마넷(42)은 캄보디아인 최초로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엘리트. 아버지 덕분에 초고속으로 승진해 지난해 6월 대장으로 진급, 캄보디아군 합참의장과 육군사령관 등의 요직을 꿰찼다. 지난해 12월에는 캄보디아군 부(副) 최고사령관과 육군사령관의 직위를 유지한 채 집권여당인 캄보디아인민당(CPP) 중앙위원회 상무위원으로 선출됐다. 사실상 후계구도가 드러난 셈이지만 본인은 직접적인 의사 피력을 피하고 있다.

이와 대비되는 것이 막내 아들 훈 마니. 그는 친(親) 정부 성향의 청년들을 모아 캄보디아청년연합(UYFC)을 결성, 의장을 맡고 있는 현역 국회의원. 젊은 나이에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는 그는 유력한 차세대 정치인으로 꼽힌다. 지난 2016년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언젠가 캄보디아의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밝혀 세 아들 중 처음으로 권력 승계에 대한 야망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현재 상황에서 유력시 되고 있는 것은 훈 마넷. 훈 센 총리 입장으로선 정치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야당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군부를 장악해야 한다. 이에 차세대 군부 지도자로 꼽히는 훈 마넷의 역할이 큰 것이다. 훈 마넷이 최근 6~7개월 간 미국·중국·베트남·러시아·태국 등 캄보디아의 주요 파트너 국가를 방문한 것도 실질적인 후계자 행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유학파 출신에 아버지보다 진보적인 성향으로 기대를 사고 있지만 캄보디아에서 그가 권력을 승계한다는 것은 인권과 민주주의 논란을 빚고 있는 현 상태의 연속이란 상징성을 갖고 있다. 훈 센 총리가 킬링필드 이후 ‘캄보디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명분으로 장기집권에 성공했지만 후계자는 ‘어떤 명분으로 어떻게 통합을 이루어낼 것인가’라는 과제를 떠안고 출발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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