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일본, 한국 수출우대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각의 결정 (종합)

일본, 한국 수출우대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각의 결정 (종합)

기사승인 2019. 08. 02. 11:1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2019080201010001389_p1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운데)가 2일 오전 아소 다로 부총리(재무상·오른쪽)과 함께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빼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한 일본 각의에 참석해 있다. / 연합뉴스=교도통신
일본 정부가 2일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 조치가 노골화되고 있다.

개정안은 주무 부처인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이 서명하고 아베 총리의 연서와 공포 절차를 거쳐 그 시점으로부터 21일 이후 시행된다. 일본 경제산업상은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가 28일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트리스트는 군사목적으로 전용할 수 있는 물품과 기술을 일본 기업이 수출할 때 일본정부가 승인 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나라다.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 외에 한국·아르헨티나·호주·뉴질랜드 등 27개국이 지정돼 있었다. 한국은 2004년 지정됐으며 리스트에서 빠진 첫 나라가 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1일 고순도불화수소(에칭가스)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에 한국 수출규제 강화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빼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함께 고시했었다.

이에 맞서 한국 정부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중단을 검토하는 등 강력히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한·일 관계가 1965년 수교 이후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지난 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의 한·일 회담 후 강 장관이 ‘한국이 일본의 백색국가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한일 안보의 틀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지소미아 파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각의에서 한국이 화이트리스트 우대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는 소식을 전한 교도통신은 “아베 정부가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빼는 결정을 단행한 배경에는 징용 소송 문제 등과 관련해 문재인정부의 대응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있다”며 국내 여론과 미국 정부의 이해를 얻을 수도 있다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교도통신은 징용공 문제 등을 둘러싸고 대립이 심화한 한·일 관계가 한층 악화할 것이 확실하다며 이런 상황이 한·미·일 결속을 약화시키고 지역 불안정을 조장하는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입장에서도 경제적인 타격을 감수해야 할 상황이다. 한국의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거세지며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본 안에서 커지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2일 자체 집계 결과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로 인한 한·일 관계 악화로 지난 7월 이후 일본 21개 광역자치단체가 관련된 35건의 한·일 교류 중단 사례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세코 경제산업상은 이날 각의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시행령 개정 의견 공모에 4만666건이 들어왔고 90% 이상이 찬성했다”며 이번 결정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미국 측에서는 파국으로 치닫는 한·일 양국 갈등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앞서 로이터통신은 익명을 요청한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의 “한·일 무역관계의 악화는 ‘눈에는 눈’으로 이어질 경우 두 나라의 경제와 그 이상에 부정적 여파를 가져올 수 있다”는 발언을 비중 있게 다뤘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