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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를 보면 드론 공격으로 피해를 본 사우디아라비아 정유 시설 의 후폭풍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가 되고 있다. 게다가 경제 침체로 인한 지지율 하락 역시 간과할 상황이 아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반도 비핵화도 그에게는 중국과의 무역전쟁 이상으로 중요하다.
시 총서기 겸 주석의 입장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 경제 침체로 국민들이 아우성을 치는 모습을 더 이상 외면하기 곤란한 입장에 처해 있다. 여기에 국내외의 여건도 썩 좋지 않다. 홍콩 문제와 10월 1일 국경절(건국 기념일) 70주년 기념식을 성대하게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무역전쟁은 본인의 말대로 장기전을 대비한 채 지속하는 것보다 하루라도 빨리 끝내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인 것이다. 이와 관련, 런민(人民)대학의 마샹우(馬相武) 교수는 “미중 무역전쟁은 양국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 글로벌 경제를 위해서도 빨리 끝내야 한다. 그렇다면 양국 모두 한 걸음씩 물러서야 한다. 미국이 그렇다면 중국이 굳이 그 행보를 외면할 필요가 없다”면서 무역전쟁의 종식이 곧 현실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비관적인 분석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전쟁 자체가 중국의 굴기를 두려워하는 미국의 조야가 합심해 일으켰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진짜 그렇다고 해도 좋다. “미국은 중국의 조건 없는 항복을 원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쟁은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베이징대학 진징이(金景一) 교수의 주장을 들어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여러 정황으로 미뤄보면 상황이 확실히 나쁜 것은 아니다. 특히 양국 모두 경제가 최악인 상황에서는 더 이상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해도 좋다. 1년 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총성 없는 미중 간의 전쟁은 이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봐도 크게 무리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