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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곡진 한국 현대사 연극무대에…‘알리바이 연대기’ ‘휴먼 푸가’

굴곡진 한국 현대사 연극무대에…‘알리바이 연대기’ ‘휴먼 푸가’

기사승인 2019. 10. 18.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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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일생 통해 바라본 우리 아픈 역사 '알리바이 연대기'
한강 소설 '소년이 온다'를 연극으로 '휴먼 푸가'
[국립극단]알리바이 연대기_공연사진05
연극 ‘알리바이 연대기’의 한 장면./제공=국립극단
파란과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무대 위에 풀어낸 연극 작품들이 잇따라 관객을 찾아온다.

국립극단이 선보이는 연극 ‘알리바이 연대기’는 개인의 일생에 우리 역사를 촘촘히 엮은 작품이다.

격동의 시대에 소시민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택해야 했던 일상의 알리바이와 한국 현대 정치를 이끌었던 이들이 권력을 위해 만들어온 정치적 알리바이의 접점을 바라본다.

김재엽 연출이 본인과 그의 가족에 대한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 서울과 대구, 오사카를 오가는 이야기는 영어교사로 평화롭게 퇴직한 아버지가 걸어온 뜻밖의 발자취를 따라가다가 개인의 역사 안에서 불가분하게 흘러가는 국가의 역사를 맞닥뜨린다.

태평양전쟁과 한국전쟁, 군부 독재 등을 겪은 아버지는 자신의 큰아들에게 ‘가운데의 삶’을 살라고 조언한다. 이는 하루아침에 권력자가 바뀌고 수많은 억울한 죽음을 지켜본 아버지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언이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가운데의 삶’을 택한 아버지의 인생은 배우 남명렬이 그려낸다. 이밖에도 정원조, 이종무, 지춘성, 전국향 등 2013년 초연을 빛낸 배우들이 다시 총출동했다.

이 연극은 초연 당시 동아연극상, 대한민국연극대상 등 국내 주요 연극상을 휩쓴 수작이다.


[국립극단]알리바이 연대기_공연사진18
연극 ‘알리바이 연대기’의 한 장면./제공=국립극단
김재엽 연출은 “개인의 역사가 가장 정치적인 역사라 생각한다”며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아버지 일기를 꼼꼼히 보고 아버지에 관한 모든 자료를 구해 뒤져봤다. 기억이 흐릿하거나 설정을 위해 임의로 등장인물 이름을 지은 것 빼고는 실제 가족사”라고 최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밝혔다.

이어 김 연출은 “초연 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이었다”며 “올해 재연을 보게 된 관객은 다른 느낌으로 극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11월 10일까지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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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휴먼 푸가’ 연습 모습./제공=남산예술센터, 사진(c)이승희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에서 내달 6일 개막하는 연극 ‘휴먼 푸가’는 작가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2014)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소설은 1980년 5월 계엄군에 맞서 싸운 이들과 그 후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 받는 내면을 그려낸다. 하나의 사건으로부터 생겨난 ‘고통’이 여러 사람들의 삶을 통해 변주되고 반복되고 있는 소설의 구조는 ‘푸가’(fuga)와 닮아 있다. 연극 ‘휴먼 푸가’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 작품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말과 행동은 무대 위 배우들의 신체, 행위와 오브제를 통해 표현된다. 각 장면은 독립적으로, 혹은 동시다발적으로, 혹은 교차되면서 새롭게 직조된다. 관객은 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허물어진 극장 안에서 거대한 죽음과 사회적 고통을 마주한다.

김주연 연극평론가는 “‘소년이 온다’를 이루고 있는 한강의 섬세하고 치밀한 문장들은 ‘휴먼 푸가’ 배우의 음성과 몸을 통해 더욱 생생한 감각의 언어로 치환된다”며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이 느끼는 고통의 감각을, 고통으로 피폭된 내면의 풍경을 그려낸다”고 했다.

공연창작집단 뛰다를 이끄는 배요섭이 연출한다. 배우 공병준, 김도완, 김재훈, 박선희, 배소현, 양종욱, 최수진, 황혜란이 출연한다.

공연은 11월 1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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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휴먼 푸가’ 연습 모습./제공=남산예술센터, 사진(c)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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