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칭은 세계 최대 도시로 기네스북에도 오른 만큼 그동안 정치적 야심이 큰 중국의 고위급들이 나름 선호하는 임지로 손꼽혔다. 서기나 시장 등으로 근무하면 마치 왕국을 경영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쌓을 수 있어 경력에도 엄청난 도움이 된다. 하지만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7일 전언에 따르면 최근 들어서는 고위급들에게 횡액이 잇따라 오히려 충칭 부임이 지옥행을 예약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시진핑(習近平)에 필적할 차세대 지도자로 거론됐던 보시라이(薄熙來·70) 전 서기가 당한 횡액을 꼽을 수 있다. 랴오닝(遼寧)성 성장과 국무원 상무부장을 거쳐 2007년 서기로 부임, 대권을 눈 앞에 둔 듯했으나 2012년 각종 비리 혐의로 낙마하면서 충칭이 풍수적으로 좋은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증명했다. 현재 호시탐탐 노리던 중난하이(中南海·최고 지도자들의 집무실)에는 입성해보지도 못한 채 무기징역 형을 살고 있다.
리커창(李克强)의 뒤를 이을 총리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던 쑨정차이(孫政才·56) 전 서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눈 앞에 총리 자리가 보였으나 축첩과 각종 비리 혐의로 2017년 낙마하는 운명에 직면했다. 역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암울한 감옥 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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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금세기 들어와 충칭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낙마한 당장 고위급들은 100여 명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진짜 무덤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고 해야한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정치 평론가 왕웨이(王衛) 씨는 “세계 최대 도시 충칭에서 근무하는 것은 정치 인생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위험하기도 하다. 게다가 중앙 정부가 있는 베이징에서 너무 많이 떨어져 있다. 당정 고위급들이 일탈의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충칭에서 일하는 것이 반드시 축복만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현재 충칭의 최고 지도자는 시 총서기 겸 주석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천민얼(陳敏爾·57) 서기이다. 최근 시 총서기 겸 주석의 후계자로 부상한다는 소문에도 휩싸인 것을 보면 강력한 차세대 지도자 후보라고 할 수 있다. 아마 속으로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위층들의 그동안 횡액을 상기하면 각별히 몸조심은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