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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산업 굴기 속 ‘무풍지대’ 삼성 MLCC…기술 격차 수성

中 산업 굴기 속 ‘무풍지대’ 삼성 MLCC…기술 격차 수성

기사승인 2019. 12. 0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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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자율주행차와 함께 MLCC 시장 규모 성장
선두주자 기술 격차 강화에 나서 중국 측 좌절
中 업체 다 합쳐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 4%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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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시달리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배터리 분야와 달리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에서는 삼성이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는 전류를 조절해 제품 결함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서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쓰인다. 첨단산업 육성에 총력을 다하는 중국이지만 이 분야에서만은 여전히 기술 장벽에 무릎을 꿇은 모양새다.

8일 업계와 NH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MLCC 시장은 2017년 103억 달러(약 12조3000억원) 규모에서 2018년 114억 달러로 커지더니 올해 125억 달러, 2020년 137억 달러, 2021년 150억 달러, 2022년 164억 달러로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이 커지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은 전장용 수요다. 5G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MLCC는 1000여개인 데 비해 순수전기차에 필요한 양은 3만개가 넘는다. 전기차·자율주행차가 늘수록 MLCC 시장도 함께 크는 셈이다.

현재 글로벌 MLCC 시장은 사실상 일본과 한국이 좌우하고 있다. 일본 무라타제작소가 시장점유율 44%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뒤이어 삼성전기(22%)와 다이오유덴(13%)·TDK(7%)·교세라(5%) 등 일본 업체와 대만 야게오(5%) 순이다. 나머지 4% 중에서도 일부만 우양과기·풍화고과 등 중국 1·2업체가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는 MLCC시장이 전장을 중심으로 고사양 제품 위주로 성장하는 데 반해 중국 업체들은 전장용보다 3~10배 더 싼 저사양 제품 생산에 머물러 있어서다. 중국 업체들이 저사양 제품 생산에 주력하는 것은 고사양 제품에 필요한 기술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전장용 등 고사양 MLCC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정보기술(IT) 기기는 수명이 3년 정도로 비교적 짧지만 자동차는 최소 15년 이상 보증하기 때문에 전장용 MLCC는 긴 수명이 필요하다. 또 고온(150℃이상) 및 저온(영하 55℃) 환경, 휨 강도 등 충격이 전달되는 상황, 높은 습도(85%) 등 극단적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MLCC 호황은 기술력을 지닌 상위 업체들만의 이야기란 분석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선두그룹과 후발주자 간의 기술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무라타제작소는 세계 최초로 008004인치 사이즈(0.25×0.125㎜)에 최대 전기용량 0.1 마이크로패러드(μF ) 사양을 갖춘 MLCC 제품을 개발했다. 무라타가 이번에 선보인 신제품은 내년이면 대량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경쟁사인 삼성전기도 고사양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자사가 주력 중인 고부가 MLCC의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며 “수요가 확대되는 전기자동차와 인공지능(AI)용 제품은 삼성전기와 일본 무라타만이 증설 여력이 있다”며 양산 기술 강화에 신경쓰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도 전장용 MLCC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힘들다”며 “중국 측도 막대한 재정 투자와 시간을 들여야 하는데 그러기엔 전체 시장 규모가 아직 작은 편이라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만큼 지원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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